매일신문

껑충 뛴 한우값…암송아지 100만원 올라

활기 띠는 예천우시장…순식간에 152만원 경매 끝나

예천 경매 우시장이 이른 새벽부터 소를 사고팔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과 소들로 북적이고 있다. 권오석 기자
예천 경매 우시장이 이른 새벽부터 소를 사고팔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과 소들로 북적이고 있다. 권오석 기자

추석을 닷새 앞둔 지난 22일 오전 예천읍 지내리 경매우시장. 시장이 열리자 미리 대기하고 있던 화물차에서 쏟아져 나온 소들이 계류장을 가득 메웠다.

개별 전자경매 방식에 따라 소들은 전자번호를 부여받고 차례로 경매에 부쳐졌다. 전광판에는 소의 주인과 성별, 무게, KPN(선발된 보증 씨수소에 부여된 고유번호), 최저가 등이 일목요연하게 나타났다.

이날 우시장에는 한우 암소 54마리, 암송아지 33마리, 황송아지 65마리 등 모두 152마리가 새 주인을 만났다. 거래 성사율 99%다. 평균 거래가격은 암소 437만원, 암송아지 290만원, 황송아지 366만원 등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거래량도 늘고, 가격도 크게 올랐다. 지난해의 경우 평균 거래량은 120마리였고, 암소 평균가격은 362만원, 암송아지 190만원, 황송아지 284만원이었다. 불과 1년 만에 암송아지는 100만원, 황송아지는 82만원, 암소는 75만원 이상 뛰었다.

한우 가격이 오르면서 모처럼 축산농민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1년 만에 우시장을 찾았다는 김학영(54) 씨는 "최근 한우 시세가 좋다는 얘기에 아들 대학 등록금도 마련할 겸 우시장을 찾았다"면서 "오늘 송아지 2마리를 출하할 계획인데 좋은 가격에 좋은 주인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즐거워했다.

한우를 사육하는 장정남(76) 씨는 "오늘 생체 1㎏에 1만200원(600㎏ 환산 시 612만원)을 받고 암소를 팔았다"면서 "소 구입비와 사료값 등을 감안하면 지금보다 한우값이 더 올라야 수지를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한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암소나 송아지를 입식해 키우려는 소규모 축산 농가나 번식 농가도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산지 소값이 강세를 보이는 것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생산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한우를 사육하는 정후섭(54) 씨는 "송아지를 입식해 키우려는 번식 농가가 늘면 송아지 과잉 생산으로 마릿수가 늘어 언제 소값이 폭락할지 모른다"며 "소값이 오르는 것도 좋지만 한편으론 솔직히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황성진 예천군 축산관리 담당은 "현재 한우가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 속단할 수 없다"면서 "현재 신규로 한우 입식을 준비 중인 사람은 1, 2년 후쯤 소값이 어떻게 변할지 따져보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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