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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사·만·어 世事萬語] 정년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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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전의 40, 50대, 혹은 그 이상의 연령층 사람들보다 같은 나이대의 요즘 사람들이 더 젊어 보이는 것 같다. 요즘 사람들은 단순히 자기 자신을 가꾸거나 직장에서 퇴출 우선순위 등을 피하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으로 나이보다 더 젊어 보이는 데 공을 들이곤 한다. '꽃중년' '동안'이라는 낱말은 그러한 변화의 산물일 것이다. 평균수명이 많이 늘어났으니 신체적 젊음의 유효 기간도 그만큼 늘어난 것이 아닐까. '신체적 젊음의 유효 기간 연장'을 연구 과제로 삼는 과학자들도 있으리라 짐작한다.

예전보다 더 젊어 보이고 오래 살게 된 것은 분명히 축복할 일이지만, 삶의 질 문제와는 별개이다. 은퇴 후에 여유로운 노년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지만, 질병과 빈곤에 시달리는 노인들도 적지 않다. 청년과 중년들도 고달프기는 마찬가지다. 청년들은 희망찬 미래를 그리기가 쉽지 않고 중년들은 자녀 양육의 무거운 짐과 노후의 불안함을 머리 싸매며 고민한다. '노인 빈곤' '노인 자살' '낀 세대' '오포 세대' '헬조선' 등의 삭막한 말들이 넘쳐나는 현실은 젊은 사람이든 나이 든 사람이든 결코 행복하지 않음을 나타낸다. 때마침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중 27위로 최하위권이라는 통계가 뉴스로 보도됐는데 이러한 보도도 너무 자주 접해 신물 날 지경이다.

정부가 국민연금 수령 시기와 정년퇴직 시기를 일치시키려고 정년 65세 연장 방안과 노인 연령 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현재 1.2명 수준인 낮은 출산율을 2020년에 1.5명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 아래 젊은층의 이른 결혼을 유도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임신·출산 의료비 본인 부담금을 2018년부터 무료로 하거나 결혼 전 예비 신혼부부에까지 전세 자금 대출 자격을 주고 대출 한도도 늘리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정년 연장과 노인 연령 기준 상향 방안은 청년 고용과 충돌하고 임금 조정의 문제도 있으며 65~69세의 복지 사각이 발생하게 된다. 저출산 해소 대책도 그다지 새로울 게 없어 효과가 의문시된다. 더 근본적인 방안은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최대한 많이 창출하고 노인 문제도 더 심도 있게 다루는 것일 게다. 정년 연장이 제도로 보장될지 알 수 없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나이 들어서도 일을 더 많이 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며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삶의 활력이 되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노년의 여유를 줄이게 될 것이다.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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