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코에 아들 취업시켜줄게, 돈 줘" 상인 12명 속여 2억8천만원 챙겨

[사건 속으로] 전통시장 지인만 노린 40대 사기범

극심한 취업난에 편승해 취업을 미끼로 돈을 챙기는 '취업 사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4일 "돈을 주면 아들을 포스코에 취업시켜 주겠다"고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A(47) 씨를 구속했다.

A씨는 2012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대구, 영천, 포항 일대의 전통시장에서 상인들을 상대로 "돈을 주면 포스코 인사담당자인 친구에게 부탁해 아들을 포스코에 취업시켜 주겠다"고 속여 상인 12명으로부터 총 2억7천9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행상으로 일하며 대구, 영천, 포항 일대 전통시장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상인들에게 접근해 이 같은 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A씨가 취업 알선 명목으로 받은 금액은 한 사람당 적게는 1천여만원에서 많게는 8천만원에 달했다.

경찰은 "A씨는 취업 알선을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다가 '돈이 더 필요할 것 같다'며 2개월에 걸쳐 돈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며 "상인들은 거액이었지만 안정적인 직장에 아들을 취업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돈을 줬다"고 말했다. A씨는 상인과 상인 자녀를 직접 포항까지 데리고 가 회사를 방문하는 척하는 등 '연기'도 서슴지 않았다. 포스코 앞까지 데리고 가 이들에게 회사 밖에서 기다리게 한 뒤 자신은 회사 안에 들어가 담당자를 만나고 오는 시늉까지 한 것이다.

지난달 26일에도 대기업 회장 사위를 사칭해 취업을 미끼로 수억원을 뜯은 혐의로 B(55) 씨가 구속됐다. B씨는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50대 남성에게 접근해 "아들을 특별 채용시켜 주겠다"며 25차례에 걸쳐 총 3억2천만원을 가로챈 혐의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취업이 어렵다 보니 취업을 빙자한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취업시켜 주겠다고 돈을 요구한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