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참여마당] 수필: 웃으면 행복해진다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웃으면 행복해진다

겨울이면 호떡을 좋아한다. 퇴근길 늘 들르던 포장마차로 오늘도 호떡을 사러 갔다. 포장마차엔 이미 오신 손님 세 분이 맛있게 호떡을 드시고 계셨고, 아주머니는 열심히 호떡을 굽고 계셨다.

"아주머니, 저도 호떡 좀 주세요."

"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호떡을 구우며 대답하시는 아주머니가 오늘따라 신이 나 보였다. 잠시 후, 플라스틱 간이의자에 앉아 호떡을 드시던 아저씨 두 분 중 한 분이, 서서 호떡을 드시는 아저씨께 "야, 너도 앉아라" 하셨다.

열심히 호떡만 굽던 아주머니가 잠시 고개를 들고, 자신과 키가 비슷한 서 계시는 아저씨께 "아저씨 서서 호떡 드시는 거예요? 전 앉아서 드시는 줄 알았어요" 하셨다. 그 말을 듣고도 아무 반응이 없던 아저씨가 조금은 무뚝뚝한 음성으로 "아주머니, 서서 호떡 굽고 계세요? 난 앉아서 굽는 줄 알았네" 하시는 게 아닌가.

두 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뒤에 서 있던 난 웃음이 터져 나오려 했지만 억지로 참으며 쿡쿡거렸다. 잠시 후 포장마차 안의 아저씨 세 분과 아주머니도 하하하하하, 호호호호호 포장마차가 떠나가라 웃으시는 것이었다.

난 그제서야 마음 놓고 허허허 웃었다.

내가 보니 서 계신 아저씨도 호떡을 굽는 아주머니도 그리 큰 키는 아니신 걸 보니 동병상련으로 서로를 위로하는 뜻으로 통쾌한 웃음을 만드신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나 역시 마음껏 웃고 나니 하루의 피로가 다 풀리는 것 같았다.

아내와 두 아들에게 줄 호떡을 행여 식을까 가슴에 고이 품고 부지런히 걷는데, 자꾸만 나도 몰래 슬그머니 웃음이 밀려오곤 했다. 나의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마감시켜 주신 세 분의 아저씨와 아주머니께 감사의 마음과 함께 부디 행복하시길 빈다.

임병주(상주시 초산동)

※ 우리가족 이야기, 나의 결혼 이야기, 어머니(아버지), 기행문, 추억의 사진, 독후감, 나의 글솜씨(수필·시·시조·일기 등)를 보내 주세요. 선정되신 분께는 소정의 상품을 보내 드립니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조국을 향해 반박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정경심 기소에 대해 논의한 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
LG에너지솔루션의 포드와의 대형 전기차 배터리 계약 해지가 이차전지 업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
방송인 유재석은 조세호가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하차한 사실을 알리며 아쉬움을 표했으며, 조세호는 조직폭력배와의 친분 의혹으로 두 프로그램...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