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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쇠고기·오징어…안 오른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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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1개·배추 2포기 사면 만원…폭염·잦은 비로 작황 나빠져, 평균 대비 2∼3배 물가 대란

"장을 볼 수가 없어요. 가격이 너무 올라 깜짝깜짝 놀랍니다." 8일 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 판매 코너에서 만난 주부 김모(47) 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장바구니에 무 1개(3천원), 배추 2포기(8천800원)만 담았을 뿐인데 벌써 1만원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계란은 물론 각종 채소류와 식용유 등 식료품 가격이 안 오른 품목이 없었다. 김 씨는 "지난해 설보다 얼추 2, 3배는 더 오른 것 같다"며 "소득은 제자리걸음인데 물가는 천정부지니 올해 설 명절엔 차례상 차리기가 겁이 날 정도"라고 했다.

설 명절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밥상 물가 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일반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데다 식료품, 생필품 가격 상승세도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주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연초부터 무, 당근, 양배추는 물론 한우와 오징어 등 농'축'수산물 가격이 많게는 평년 대비 2, 3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양배추 한 포기의 전국 평균 소매가는 5천578원으로 평년(직전 5개년 평균)의 2.1배(112.1%)까지 급등했다. 또 평년 1천303원이었던 무값(1개 기준)은 3천96원으로, 당근(1㎏ 기준)은 2천692원에서 6천26원으로, 배추(1포기)는 2천893원에서 4천354원까지 각각 올랐다. AI에 따른 품귀 현상으로 계란 소매가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특란) 소매가는 8천960원으로 평년 대비 60% 이상 급등한 상태다.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 상승세도 만만찮다. 한우등심(1등급 100g 기준) 평균 소매가격은 7천821원으로 평년보다 22.9% 올랐고, 갈치(9천759원)와 물오징어(2천974원)는 각각 21.2%, 14.5% 뛰었다.

농산물 식탁 물가가 이처럼 요동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여름 폭염 때문이다. 여기에 가을철 잦은 비까지 겹쳐 농산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 대구경북 유통 관계자들은 시설에서 재배하는 물량이 풀리는 올봄까지 농산물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수산물 경우 해수 온도 변화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과도한 치어(어린 물고기) 포획 등으로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축산물은 지난해 시행한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의 여파를 받고 있다. 가격이 비싼 한우는 수요가 줄고 있다.

서민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식료품, 생필품 등 소비재 물가도 심상치 않다. 농심라면의 경우 지난해 12월 라면 18개 품목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올렸고, 지난해 11월엔 오비맥주도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가량 올렸다. 다음 주부터 소매가격에 빈병 보증금 인상분이 반영되는 맥주'소주는 많게는 100원까지 가격이 더 오를 예정이다. 건전지와 세제, 키친타월 등 일반 생필품류도 값이 10~20%가량 올랐다. 대구경북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연쇄적인 가격 인상은 소비시장을 위축시켜 자금 흐름을 정체시킬 수 있다. 가격 인상 요인과 무관한 분야에서는 불필요한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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