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대구시 달서구 월성동 유적에서 출토된 구석기시대 흑요석의 산지가 백두산으로 확인됐다. 국립대구박물관은 월성동 유적에서 나온 1만8천 년 전 흑요석 350여 점 중 표본 100점을 성분 분석한 결과, 흑요석의 원산지가 대구에서 700∼800㎞ 떨어진 백두산 흑요석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백두산 흑요석은 경기도와 충북, 전남 지역 구석기시대 유적에서 발견된 적은 있으나, 영남 지역에서 존재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흑요석은 마그마가 분출하는 동안 높은 점성과 급격한 냉각에 의해서 생성되는 유리질 암석으로 매우 단단해 석기시대에 칼과 화살촉, 긁개, 새기개, 밀개 등의 재료로 사용됐다. 색깔은 대부분 검은색이지만 회색, 갈색, 붉은색도 있다.
국내에서 발견되는 석기시대 흑요석의 산지는 대부분 백두산이나 일본 규슈 지방이다. 백두산을 제외하고 한라산, 울릉도 등을 포함해 한반도에서 흑요석 원산지가 발견된 적은 없다.
장용준 국립대구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대구에서 백두산 흑요석이 출토된 데 대해 "백두산에 살던 사람들이 흑요석을 들고 대구로 왔을 수도 있고, 물물교환을 통해 전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흑요석 분석 작업을 수행한 김종찬 전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는 "경기도의 구석기시대 유적에서 백두산 흑요석이 수천 개씩 나오기도 했는데, 한반도 중부에서 흑요석이 거래돼 대구까지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립대구박물관은 이번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 '대구 월성동유적 흑요석 원산지 및 쓴자국 분석'을 발간했다. 월성동 유적의 흑요석 원산지가 백두산으로 밝혀짐으로써 한반도 내 흑요석 네트워크를 통한 후기구석기시대 사람들의 이동 범위와 경로를 파악하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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