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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에 도전하는 어르신들] 배낭여행 떠나고 색소폰 불고 '나이 잊은 열정'

대덕노인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이 난타수업을 받고 있다. 대덕노인복지관 제공
대덕노인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이 난타수업을 받고 있다. 대덕노인복지관 제공
북구노인복지관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노래 연습을 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북구노인복지관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노래 연습을 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노인종합복지관이나 시내 도서관엔 '도시락 어르신'들이 제법 있다고 한다. 오전엔 요가나 취미, 스포츠 활동을 하고 간단히 식사를 한 후 몇몇 교양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저녁에 귀가를 한다.

나이가 들면서 세상의 일에 관심을 거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안테나를 세워 더 이치를 알려는 분들도 있다. 젊을 적 가사, 자녀교육, 직장에 매여 자기계발에 관심을 둘 겨를이 없었던 분들이 하고 싶었던 공부, 취미활동에 나서는 것이다. 새해엔 어르신들도 '1년 농사'를 계획해 보자. 건강이 우선이라면 운동'취미활동 쪽으로, 지적(知的) 호기심을 채우고 싶다면 각종 강좌를 두드려보자. 어떤 분야든 자신의 몸과 마음을 유익하게 할 화두를 잡고 1년을 열심히 지내보면 어떨까.

스마트폰 익혀 손자와 '가족톡'

색소폰 등 악기 배워 '음악 봉사'

교양·취미·취업 등 다양한 강좌

복지관마다 어르신 발길 줄이어

◆중국 배낭여행 위해 중국어 열공

달서구 용산동의 김태순(67) 씨는 올해로 결혼 40주년을 맞았다. 전직 교사 커플인 김 씨 부부의 올해 목표는 중국 배낭여행. 등산을 좋아하는 남편은 차마고도나 실크로드를 가고 싶어 하고, 김 씨는 삼국지 역사기행이나 장강(長江) 크루즈투어를 원하고 있다. 아직 조율 중이지만 김 씨 부부는 가을쯤 중국 대륙을 누빌 꿈에 부풀어 있다.

부부는 요즘 중국어학원에서 열공 모드에 빠져 있다. 필드 위주 배낭여행이다 보니 중국어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

이 외에 번역기, 호텔 예약 앱, 구글지도 활용법들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다. 이미 굳어진 혀가 강사의 발음을 따라가지 못하지만 대륙을 누빌 생각에 금세 피로를 잊는다고.

◆손자들과 소통하려 스마트폰 배워

작년 연말 가족과 함께 칠순 여행을 다녀온 이복순(70·대구 평리동) 씨는 요즘 스마트폰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거제도 현지에서 찍은 손자, 손녀 사진들을 넘겨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가끔씩 자녀들이 보내오는 손자들의 동영상을 열어보는 것도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 씨는 복지관의 스마트폰 활용교육에 참가할 계획이다. 자녀들이 '가족톡방'을 만들고, 고향 동창들이 밴드를 띄웠는데 아직까지는 '기술력'이 거기까지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몇 개월 후엔 단톡방과 밴드를 넘나들며 가족, 친구들과 온라인 수다를 떨게 될 듯. 이 씨는 "연말쯤이면 직접 편집한 사진, 동영상으로 손자들의 재롱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색소폰 더 익혀 음악 봉사 나설 것

군무원 출신의 권준식(72) 씨는 이런저런 재능이 많아 '팔방 미남'으로 불린다. 문학, 서예, 음악은 준전문가 수준에 올랐다.

권 씨는 올해 색소폰 연주에 노력을 집중할 생각이다. 시니어클럽에 가서 연주를 하면 기립박수는 아니더라도 갈채가 쏟아지지만 전문 연주자 수준으로 실력을 더 끌어올릴 생각이다.

칠순을 넘어선 나이에 색소폰에 다시 집중하는 이유는 음악 봉사에 뜻을 두었기 때문이다. 노년의 이웃들에게 노래 한 곡이 얼마나 큰 즐거움을 주는지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최근 권 씨는 건강 강의, 가요 등 봉사활동을 조금씩 더 늘리고 있다. 연주 실력이 궤도에 오르면 음악과 강연, 마술을 결합한 종합예능팀을 꾸려 복지시설을 돌아볼 계획이다.

◆복지관마다 교양 프로그램 풍성

새해 들어 복지관마다 각종 강좌들이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탁구, 요가, 태극권 같은 운동 강좌부터 인터넷, 파워포인트, 외국어 교양프로그램까지 다양하다. 대덕노인복지관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새해엔 강좌에 의욕을 가지기 때문에 1월 초엔 수강생들이 10% 정도 늘어난다"라고 말한다.

설찬수 관장은 "대구시내 노인복지관, 시니어클럽엔 교양'취미강좌는 물론 취업프로그램까지 개설되어 있다"며 "건강, 취미든 일이든 한 가지 과제를 정해 원하는 목표를 꼭 이루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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