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분신' 정원스님 이틀만에 세상 떠나…"민중의 승리를 위해"

지난 주말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서 분신한 정원스님(서모씨·64)이 이틀만인 9일 저녁 입적했다. 박교일 정원스님 분신항거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주말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서 분신한 정원스님(서모씨·64)이 이틀만인 9일 저녁 입적했다. 박교일 정원스님 분신항거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주말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서 분신한 정원스님(서모씨·64)이 이틀만인 9일 저녁 입적했다.

9일 정원스님 분신항거 비상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원스님은 이날 오후 7시 40분쯤 서울대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서울에 병원에 따르면 사인은 화상으로 인한 다장기부전이다. 정원스님은 7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끝난 오후 10시 30분쯤 종로구 경복궁 앞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몸에 휘발성 액체를 끼얹고 스스로 불을 붙여 분신했다.

분신 현장에서 발견된 스케치북에는 "경찰은 내란 사범 박근혜를 체포하라. 경찰의 공권력도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경찰은 해산하라!", "나의 죽음이 어떤 집단의 이익이 아닌 민중의 승리가 되어야 한다. 나는 우주의 원소로 돌아가니 어떤 흔적도 남기지 마라!", "박근혜는 내란 사범, 한·일 협정 매국질 즉각 손 떼고 물러나라!" 등의 글이 적혀 있었다.

정원스님의 입적 직후 비대위는 성명을 통해 "소신공양으로 매국노 집단이 일어나는 기회를 끊고 촛불시민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함이라는 스님의 유지를 받들겠다"고 밝혔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역시 성명을 통해 "자신의 한 몸 타올라 등불이 되고자 했던 스님의 가시는 길에 애도를 표한다"며 "오직 '민중의 승리'만을 바랐던 고인의 뜻이 큰 울림이 돼 특권과 반칙의 세상을 뒤흔들 수 있도록 촛불의 바다는 민중의 승리를 일구겠다"고 강조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1977년 해인사로 출가한 정원스님은 1980년 광주 학살에 저항하는 불교탄압 공동대책위 일원으로 활동했고 1987년 6월항쟁을 비롯해 2006년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이전반대투쟁, 2008년 광우병 수입소고기 반대 투쟁, 2014년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 등 다양한 사회운동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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