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굶주리고 병든 백성을 살리고자 영천군에서 발간한 구황서이자 의서인 '수민방'(壽民方)이 363년 만에 영천으로 돌아왔다.
영천 야사동에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용화사의 주지 지봉 스님은 최근 영천역사문화박물관 조성을 위해 1654년 영천군에서 간행한 '수민방'이란 고서적을 경매로 구입했다. 책은 당시 영천군수 이구가 '구황촬요'와 '벽온신방'을 합쳐 목판본으로 간행했다. 한자와 한글을 함께 쓴 언해본이다.
겉표지는 거북이 등처럼 낡아서 표기를 알 수 없다. 첫 장은 벽온신방 서문으로 시작된다. 서문 위쪽에 '수민방'이라는 책 제목이 있다. '백성을 오래 살도록 한다'는 왕과 목민관의 선정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본문은 구황촬요와 벽온신방, 영천군수 이구의 말문 등으로 꾸려졌다.
남권희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수민방 앞부분 구황촬요는 명종 때 판본을 바탕으로 1639년 충청도 관찰사 김육이 간행한 판을 충실히 수록했다. 뒷부분 벽온신방은 1653년 조정에서 간행해 배포한 '벽온신방'을 영천군수 이구가 보충해 발간한 것이다. 국어학적으로도 17세기 영남에서 간행한 귀중한 자료이며 임진왜란 전후 한글 표기법 변화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봉 스님은 "영천은 임진왜란 때 첫 복성 이후 17세기 양반 수의 증가로 책 간행이 활발했다. 수민방 입수로 영천 한방도시의 근원을 앞당길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한편, 구황촬요는 명종 9년(1554년) 영호남의 기근을 구제하고자 진휼청에서 간행됐다. 빈사 상태의 사람을 소생시키는 법, 느릅나무 껍질을 벗겨 즙 만드는 법, 느릅나무 껍질로 떡 만드는 법, 솔잎 죽 만드는 법이 담겨 있다. 벽온신방은 효종 4년(1653년) 황해도에 전염병이 돌았을 때 어명으로 어의 안경창이 편찬한 전염성 열병 치료 관련 의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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