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가 후배에게 "우리 포항 학생들을 위해 의미 있는 일 한번 해볼까?"라며 말을 건넸다. 후배는 "그렇게 하죠"라며 무심히 받았다. 2014년 말 '푸른장학회'는 이렇게 시작됐다.
푸른장학회 이원우 고문'노태형(변호사) 회장은 "형편은 어렵지만 성실하게 생활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돕자"며 의기투합했다. 뜻을 같이할 동료를 모았다. 2014년 2명에서 시작한 장학회는 올해 400명으로 식구가 늘었다. 연간 후원금 규모도 2015년 2천만원대에서 지난해 6천만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정성스럽게 모아 뜻깊게 쓰는 장학회'라는 입소문이 나자, 한 번에 수백만원을 후원하겠다는 인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노 회장은 이를 정중히 거절했다. 특정인에게 의지하는 장학회가 돼선 안 된다는 게 첫 번째 이유였다. 두 번째는 '적지만 꾸준히 모아 알차게 쓰겠다'는 많은 동료의 소중한 뜻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현재 포항에서 활동하는 후원인 300명은 매달 1만원, 정회원 100명은 3만원 이상 낸다. 이렇게 모인 장학금은 매년 연말 여러 사회단체와 학교, 관공서 등으로부터 추천받은 초등학생(50만원)과 중'고등학생(70만원), 대학생(100만원) 등 학생 70~80명에게 전달된다. 선정은 성적보다는 성실함과 경제적 지원 필요성을 엄격히 따진다. 올 연말이면 후원인 규모가 더욱 늘어 100명이 넘는 포항 학생들이 장학금 혜택을 누릴 전망이다. 지난 한 해 열심히 모은 장학금 6천30만원은 82명에게 전달됐다. 이에 대한 후원인의 밤 연혁보고는 13일 오후 7시 포항 UA컨벤션에서 열린다.
장학회는 올해 많은 꿈을 꾸고 있다. 재단법인을 꾸리고 수혜 장학생을 꾸준히 돕는 방안을 찾고 있다. '집중과 선택'을 통해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학업 전반에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미이다. 금전적 지원뿐만 아니라 멘토'재능기부 등도 계획하고 있다.
노태형 푸른장학회장은 "형편이 어려워 남보다 뒤처질 순 있지만 인생이란 긴 마라톤을 결코 멈춰선 안 된다는 희망을 장학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다"며 "모든 장학회원이 묵묵히 지갑을 열어주고 응원해주는 모습에 큰 감사함을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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