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안보 무능' 국가로 전락하는 조짐이다. 지난 9일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H-6 전략폭격기 6대, 해상 초계기 1대, 전자정보수집기 1대 등 10여 대의 중국 군용기가 제주 남방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을 무려 5시간가량 침범했는데도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우리 군은 중국 행위의 의미를 축소하는데 급급했다. 여야는 탄핵과 대선 등 국내 '정치게임'에 정신이 팔려 그 흔한 항의 성명 하나 내놓지 않았다.
군은 중국의 KADIZ 침입을 11시간 동안이나 쉬쉬하다가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온 뒤에야 시인했다. 그 이유에 대한 설명도 '그런 사례는 작년에도 수십 차례 있었다'는 둥 'KADIZ는 영공 개념과 다르다. 침범이 아니라 진입(進入)의 개념'이라는 둥 별것 아니라는 투다. 특히 '진입'이라는 설명은 할 말을 잃게 한다. 중국의 '침범'을 우리 군이 앞장서 변호하는 꼴이다. '중국 군대냐'라는 비판을 받아도 싼 '초(超) 저자세'가 아닌가.
정치권의 침묵도 분통이 터진다. 새누리당이야 있으나 마나 한 여당이니 그렇다 쳐도 새누리당 탈당파의 '바른정당', 정국 주도권을 쥔 야당 모두 꿀 먹은 벙어리인 것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 '바른정당'은 안보를 제일의 가치로 두겠다고 했다. 중국의 안보 위협에 말 한마디 못하는 게 안보를 제일의 가치로 두는 것인가? 야당도 마찬가지다. 일본에 대해서는 '위안부 협정' 파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무효화 등을 시사하며 날카롭게 각을 세운다. 하지만 중국에는 비굴할 정도로 너그럽다.
중국은 KADIZ 침범을 '자체 훈련'이라고 했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무력시위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분석이다. 중국의 이런 협박에 굴복해서는 절대 안 된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중국의 협박은 안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중국이 결정해주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코 받아들여서는 안 될 안보주권 침해다. 야당은 이를 용인하겠다는 듯 행동해왔다. 사드 배치 연기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중국의 KADIZ 침범에 대한 침묵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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