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귀국 바로 다음 날부터 사실상의 대권 행보에 들어갔다.
반 전 총장은 13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한 김치찌개 음식점에서 대학생'워킹맘'창업자 등 청년 대여섯 명과 점심을 함께 먹으며 20, 30대 청년층의 고민을 들었다. 고민에 대해 답하는 과정에서 유엔 사무총장 시절의 경험을 언급하며, 복지'교육'고용 등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한국의 구체적인 실정과 문제가 아직 파악이 안 돼 있다"며 식당에 모인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했다.
반 전 총장에게 가장 먼저 고민을 꺼낸 시민은 워킹맘이었고, 그는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기 어려워 비상근직으로 일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자 반 전 총장은 자신이 유엔을 떠나기 전 관심을 갖고 직원들의 육아센터 운영 방식을 살펴본 사실을 언급하며 "육아센터가 1분 늦을 때마다 돈을 물리기 때문에 남자 직원이든 여자 직원이든 젊은 사람들이 (퇴근 시간이) '땡'하면 나가더라"고 했다. 또 "우리 집사람도 대학을 졸업해 결혼 전까지는 직장을 다녔는데, 저하고 결혼을 하니 직장에서 나가라고 온갖 신호를 보내더라"며 "그 눈칫밥을 견디다 못해 울고불고 나온 일이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경제 정책과 관련, "정부가 (청년 창업에 대해) 재정 지원을 하는 것은 정책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했고,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주택과 교육) 정책을 수립할 때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전반적인 면을 다 검토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 사회의 지나친 경쟁의식을 언급하면서 "자꾸 사회적으로 분열되고 어렵게 되는데 그런 것도 젊었을 때부터 어떻게 교육을 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김치찌개 점심식사에 앞서 반 전 총장은 자신의 주민등록지인 서울 사당3동 주민센터를 방문, 청년실업 문제를 언급하며 "우리 정부 지도자들, 또 정치권 지도자들이 심각한 의식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도 참배, 사실상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를 낳았다.
현충탑에 분향'묵념을 한 뒤 안장된 순서에 따라 이승만'박정희'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았다. 또 '아웅산 테러' 희생자 묘역과 애국지사 묘역, 6'25 참전용사 묘역, 월남전 참전용사 묘역, 학도의용군 무명용사 묘역을 차례로 돌아봤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은행에도 들러 국내 계좌를 만들었고, 서울 마포의 캠프 사무실을 찾아 격려하는 일정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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