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주식시장이 산뜻한 출발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의 동반 상승에 힘입어 지수 2,100포인트(p)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많은 증권사들이 벌써 올해 증시 강세장을 점치고 있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가격이 상승할 때는 봄바람 같지만 일단 하락이 시작되면 화난 신들의 복수와도 같이 갑작스럽고 처절하게 다가온다.' 헝가리 출신의 투자 대가인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주식시장을 빗대어 한 말이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말처럼 2007년 펀드 붐과 함께 찾아온 잠깐의 봄바람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주식시장의 비극을 모두 경험한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버리기 어렵다.
부동산시장 역시 '폭락'할 것이라는 일부 기관들의 전망에도 불구하고, 희망 섞인 전망들도 나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대폭락을 예견한 전문가들을 무색하게 한 아파트 시장은 박근혜정부의 규제 완화와 저금리의 영향으로 뜨겁게 달구어졌다. 그러나 1천300조원에 이르는 가계 부채와 미국의 금리 인상, 그리고 입주물량 증가에 벌써 우려의 시선이 많아지고 있다.
◆새해 주식시장 이번에는 다를까
경제 전망만 놓고 보면 올해 역시 우울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의 연속 선상에 있다. 일본식 장기 복합불황의 우려마저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대외환경 변화, 내수 회복세 둔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경제 여건을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6월 3.0%에서 2.6%로 하향 전망했다. 역대 가장 낮은 수치다. 세계 경제 전망 역시 어둡다. 세계은행은 선진국의 정책 불확실성 확대, 생산성 증가율 둔화 등과 이로 인한 신흥국 성장 둔화 영향으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시장환율 기준) 전망을 기존 2.8%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올해 주식시장의 출발은 좋다. 첫날 2,026.16p로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11일 기준 2,075.17p로 2.4% 상승했다. 이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은 바 크다. 2015년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4천432억원을 내다 판 외국인은 지난해에는 10조834억원을 사들였다. 작년의 매수세는 올해에도 이어져 벌써 1조4천930억원의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상승에는 항상 외국인의 힘이 작용한 것을 감안하면 눈여겨볼 만한 점이다. 항상 그렇듯이 올해 증권사들의 전망 또한 밝다. 과거 고점인 2,200p를 이번에는 뚫는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가장 밝은 전망을 하는 하나금융투자는 코스피 지수 상단을 2,350p로 보고 있다. 이러한 증권사들의 낙관론은 상장사의 이익 증가에 근거한다. 다음은 유동성 증가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시장의 환경변화와 부동산시장의 약세로 인하여 주식 비중의 확대가 예상된다는 이야기다.
◆활황세 한풀 꺾인 부동산 시장
주식시장과 달리 부동산시장은 그동안 이어진 활황세가 끝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1천300조원에 달하는 가계 부채 문제가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은 빚에 의존한 부동산시장의 활황세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벌써 아파트 등 부동산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다. 대출금리가 0.25%p 오르면 가계의 채무 부담은 연간 2조원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가계소득의 부진과 이자 부담의 증가가 아파트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가 있다.
입주물량의 증가도 부담이다. 주택시장의 활황으로 2014년 말부터 급격히 증가한 아파트 분양 물량의 입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3월까지 전국 입주예정 아파트는 전년 동기 대비 31.2% 증가한 7만8천534가구에 달한다.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도 약 36만 가구로 작년에 비해 약 23%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장 여건을 반영해 한국감정원 KAB부동산연구원은 전국 주택매매가격이 0.2%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고 주택산업연구원도 전국 주택매매가격이 보합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신규 투자자들은 당장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신중하게 시장의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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