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글로벌 취·창업서 미래를 찾다] ③日 IT·기계계열 취업 3인방

"도전하세요, 日자리 열립니다"

일본의 IT 기업과 자동차 회사에서 근무하는 영진전문대 출신 3인방이 도쿄 신주쿠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카메라 앞에 섰다. 이들은 약간의 일본어 대화 능력과 도전 정신이 있으면 일본 취업이 그리 어렵지 않다고 했다. 왼쪽부터 천정민, 지세리, 정홍석 씨. 이석수 기자
일본의 IT 기업과 자동차 회사에서 근무하는 영진전문대 출신 3인방이 도쿄 신주쿠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카메라 앞에 섰다. 이들은 약간의 일본어 대화 능력과 도전 정신이 있으면 일본 취업이 그리 어렵지 않다고 했다. 왼쪽부터 천정민, 지세리, 정홍석 씨. 이석수 기자

영진전문대학의 컴퓨터정보계열 소속 일본 IT기업주문반 출신 전원이 5년 연속으로 해외 글로벌 기업 취업에 성공했다. 지난 2013년부터 누적 배출 인원이 148명에 이른다. 기계자동차설계반도 수료자의 90%에 가까운 인원이 취업하는 등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대학 측은 해외 업체와도 기업맞춤형 교육을 적극적으로 펼친 덕분이라고 말한다. 일본의 IT와 기계계열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영진 출신 3인방'을 현지에서 만났다.

◆NTT 근무 지세리 씨 "능력으로 인정 받았어요"

"축하합니다, 합격입니다!" 지난 2014년 10월 서울에서 3차 면접을 마치고 초조히 결과를 기다리다 전화를 받고선 그 자리서 펑펑 울었다. 지세리(25) 씨가 그렇게 원하던 일본 기업 NTT Communications 채용이 확정되던 순간이었다. 글로벌 통신사인 NTT는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입사하고 싶은 기업 3위권에 드는 회사다.

입사 3년 차인 지 씨는 NTT 클라우드 서비스 부서에서 프로그램 개발과 프로젝트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당시 1천200명이 지원해 관문을 통과한 한국인 동기 6명은 모두 '인서울' 유명 대학을 나왔고, 전문대 출신은 그녀가 유일했다.

지 씨가 속한 팀은 글로벌 기업답게 일본, 중국, 인도, 튀니지 등 출신이 섞여 있다. 능력을 중시하는 기업 분위기에서 차별 없이 자기 계발 여유도 누리고 있다고 했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은 취업 문이 너무 좁다고 해요. 스펙도 많이 따지고요. 일본 기업은 선발 단계에서 학력 차별이 없어요. 업무 역량과 인성이 주요한 평가 잣대지요." 또 그녀는 "일본 취업을 생각한다면 내가 이 회사에서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세요. 그렇게 도전하면 문이 열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프로그래머 정홍석 씨 "개발자 대우 문화에 감동"

도쿄에 있는 리쿠르팅 서비스 업체 비즈 리치(Biz Raech)에 취업한 정홍석(27) 씨는 프로그래머다. 2015년 4월 한국인으로는 첫 공채로 입사했다. 전체 직원 700명 중 이제 한국인은 5명으로 늘었다. 정 씨가 맡은 일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처리하는 업무 능력을 보여 준 것이 한몫했다.

"일본 기업은 업무를 주어진 시간 내에 마치는 것을 높이 평가해요. 야근, 잔업 없이 업무를 완료하는 회사 문화가 너무 좋았어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코어 타임'에 집중적으로 일하고, 이후엔 퇴근을 해도 상관이 없다.

그는 한국에서 프로그래머는 하청 구조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데, 일본 업체는 개발자를 존중한다고 했다. "6개월마다 사내 업무 조정이 이루어지는데, 부서장의 동의만 있다면 벤처 신규 사업 등 하고 싶은 업무를 맡을 수 있어요."

이러한 기업 문화 속에서 그는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기에 일본에 취업했느냐'고 동료가 치켜세울 때 기분이 좋다고 했다.

◆스바루 자동차 천정민 씨 "외국어 공포는 버려라"

한국의 현대, 기아자동차와 같은 완성차 업체인 스바루 자동차에 근무하는 천정민(26) 씨는 입사 3년 차로 엔진 개발 및 설계 부서에서 실험엔진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팀원 10명 중 유일한 외국인이다. 일과 시간 대부분을 컴퓨터를 이용해 작업을 하지만 대화는 일본어로 이루어진다.

대구에서 공고를 졸업하고 영진전문대에 입학해서 일본인 교수와 어학 공부를 많이 했어도 입사 초기엔 일본어 구사가 어려웠다고 했다. "입사 전부터 외국어를 충분히 익혀서 들어올 순 없어요. 현장에서 동료와 부대끼니깐 점점 실력이 늘었습니다. 1년만 지나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가능합니다."

그는 이제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업무를 하다 보니 영어권 나라에 출장 갈 일이 종종 있습니다.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해서 몸값을 올려 볼 생각입니다. 저에게 경쟁력 하나가 더 생기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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