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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은퇴 투어' KBO 차원 논의…각 구장 마지막 경기 이벤트

다른 구단들도 호의적인 반응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41)은 '국민 타자'라는 별명답게 다른 구단 팬들로부터도 사랑을 많이 받는 선수다. 2017시즌은 그가 일찌감치 예고한 대로 선수 생활의 마지막 해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승엽을 위해 '은퇴 투어'를 마련하자는 논의가 진행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승엽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스타다. 2003년 당시 아시아에서 한 시즌 최다 기록이었던 56홈런을 날렸고, 지난 시즌엔 한일 프로야구 통산 600호 홈런 고지를 밟았다. 국제 대회에서는 시원한 홈런포로 한국 대표팀을 여러 차례 위기에서 구했다. 올림픽 등에서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이끌며 후배 선수들이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 '합법적인 병역 면제 브로커'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실력에 더해 성실성과 겸손함도 갖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승엽은 올 시즌을 마치고 선수 생활을 접는다. 그를 오래 보고 싶어하는 팬들로선 아쉬울 수밖에 없는 얘기다. 특히 삼성 구단과 팬들은 최근 팀의 전력이 꾸준히 약해진 상황인지라 실력이 녹슬지 않은 이승엽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 더욱 크다.

이승엽도 팬들의 마음을 안다. 하지만 은퇴 번복 의사가 없다고 수차례 공언해왔다. 최근 인터뷰(본지 10일 자 30면 보도)에서는 물론 13일 '2017 KBO 신인 오리엔테이션'에서 강사로 나섰을 때도 "은퇴하겠다는 생각을 바꿀 마음이 없다. 올해가 내 마지막 시즌이다"며 "후배들이 더 뛸 기회를 주기 위해 길을 터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이승엽이 은퇴를 미룰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그렇다고 그를 조용히 보내주기엔 아쉽다는 이들이 많다. 이승엽의 '은퇴 투어'를 진행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은퇴 투어'는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들이 각 구장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를 때 작별 인사 등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 프로그램. 뉴욕 양키스의 데릭 지터와 마리아노 리베라, 보스턴 레드삭스의 데이비드 오티스 등이 현역 마지막 해 은퇴 투어를 다녔다.

이승엽의 '은퇴 투어'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차원에서 논의 중이다. 원정 경기에서까지 이승엽과 관련한 행사를 여는 것이어서 삼성이 먼저 운을 떼기는 애매했다. 홍준학 삼성 단장도 "원정 경기 때 이승엽의 은퇴 관련 행사를 연다는 게 그 구장을 홈으로 쓰는 구단들로선 부담될 수 있는 일이다. 우리가 먼저 말을 꺼내긴 어려웠다"고 했다.

다른 구단들도 이승엽의 '은퇴 투어'를 진행하는 데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의 은퇴식은 조용할 리가 없다. 대구에서 자라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가 된 이승엽을 떠나 보내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다른 지역의 야구장에서도 이승엽을 향한 박수갈채가 터져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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