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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VOD도 '성폭력 영화' 추천…KT '올레TV' 이어 말썽

'성범죄 상품화' 논란 일듯…업체 "검색 알고리즘 때문" '예방조치 미흡' 지적도

SK브로드밴드의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에서 '성폭력 영화'라는 추천 영화 카테고리를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카테고리의 추천 영화로는 청각 장애아에 대한 성폭행 실화를 다룬 영화 '도가니'도 있어 논란이 일 전망이다. 매일신문 독자 제공.

'성폭력 영화'라는 추천 검색어를 제공해 논란이 됐던 '올레티비(TV)'(본지 16일 자 12면 보도)에 이어 SK브로드밴드 '옥수수'(Oksusu)도 같은 키워드의 추천 카테고리를 고객에게 추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매일신문 독자 김모 씨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옥수수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해 '네 무덤에 침을 뱉어라' 등의 영화를 검색했을 때 하단 '추천 영상' 탭에서 '성폭력 영화'라는 제목 아래 관련 영화들을 모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추천 영상의 카테고리 제목까지 있을 정도면 편집자가 직접 카테고리를 편집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안드로이드용 옥수수 앱에서 '네 무덤에 침을 뱉어라'를 검색하면 추천 영상 탭에 '비슷한 영화' '함께 본 영화' '성폭력 영화' '복수 영화' '보안관 영화' 등의 카테고리가 뜬다. 성폭력 영화 카테고리에는 영화 '도가니' '들개들' '오로라공주' 등이 나온다. 특히 '도가니'는 일부 교직원이 청각 장애 학생들을 상습 성폭행한 국내 실화를 다룬 영화여서 성범죄 상품화의 소지가 있다는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옥수수의 아이폰용 앱에서는 이런 추천 카테고리 없이 관련 영화 목록만 나열해 보여주고 있었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회사가 추천 영상의 카테고리를 의도적으로 편집해 제공하지는 않고 있다. 여러 차례 반복 검색되는 키워드가 있으면 검색'추천 알고리즘에 따라 추천 카테고리 등에 자동으로 반영된다"고 해명했다. 그는 "지난달부터 민감하거나 문제가 될 수 있는 추천 검색어와 카테고리를 일일이 삭제해 왔다. 문제가 된 키워드도 사태를 파악한 즉시 삭제했다"며 "조만간 문제 소지가 있는 키워드를 자동 필터링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선 13일에도 KT의 올레TV가 검색어 자동 완성 기능으로 '성폭력 영화'를 제안해 논란이 일었다. 성폭력 영화를 선택하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귀향'이 추천돼 논란이 커졌다. 올레TV 측 또한 "사용자들이 입력한 검색어가 많을수록 검색어를 자동 제안하는 알고리즘이 작용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검색어'카테고리 자동 제안 알고리즘을 운영하는 업체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검색어 기반의 콘텐츠 제안 기능은 사업자 입장에서는 연관된 여러 상품을 연이어 판매하도록 해 주는 유용한 기능"이라면서도 "사업자는 이런 기능이 무분별하게 악용되지 않게끔 사전에 특정 키워드에 대한 검색을 막는 등 예방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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