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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인사이드] NBA 점령한 '털보'와 괴인'

웨스트브룩, 수염·근육 자랑…하든, 섬세한 기술·시야 장점

하든 웨스트브록
하든 웨스트브록

'괴인'과 '털보'가 미국프로농구(NBA) 무대를 뒤흔들고 있다. 탁월한 운동 능력을 과시하는 러셀 웨스트브룩(28'오클라호마시티 선더)과 긴 턱수염이 트레이드 마크인 제임스 하든(27'휴스턴 로케츠)이 눈부신 활약을 발판 삼아 리그 최고의 스타로 우뚝 섰다.

일단 둘 다 외모부터 범상치 않다. 웨스트브룩은 애니메이션 '닌자 거북이'를 닮은 얼굴에 근육질의 체형을 자랑한다. 하든은 구불구불한 턱수염을 길게 기른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들은 한때 오클라호마시티에서 한솥밥을 먹은 적도 있다. 당시 하든은 웨스트브룩과 케빈 듀란트(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이어 세 번째 공격 옵션이었으나 휴스턴 이적 이후 에이스가 됐다.

두 선수는 모두 가드 역할을 맡아 경기를 조율하지만 득점도 주도한다. 올 시즌 트리플더블(triple double)을 이야기할 때마다 둘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농구에서의 트리플더블은 1명의 선수가 한 경기에서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가로채기, 블록슛 등 5개 부문 가운데 3개 부문에서 두자릿수 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트리플더블을 자주 기록한다는 건 그만큼 다재다능하다는 의미다.

웨스트브룩은 '오클라호마시티의 괴인'으로 불린다. 엄청난 운동 능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NBA 선수치고는 크지 않은 키(191㎝)지만 손쉽게 덩크슛을 터뜨릴 정도로 탄력이 뛰어나다. 힘과 빠른 몸놀림을 겸비, 몸싸움과 돌파에도 능하다. 공격 욕심이 많아 공을 오래 소유하고 슛을 난사하는 경향도 있다는 게 단점.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같은 부분도 조금씩 개선되고 경기 운영 능력도 좋아지고 있다.

될성부른 나무였던 웨스트브룩은 이번 시즌 '제대로' 폭발했다. 그는 16일(한국시각) 새크라멘토 킹스와의 원정경기에 출전, 이번 시즌 20번째 트리플더블(36점 11리바운드 10어시스트)을 기록하며 팀이 122대118로 승리하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웨스트브룩 외에 한 시즌에 20개 트리플더블을 달성한 선수는 1960~70년대 선수 생활을 했던 오스카 로버트슨(5회)과 윌트 체임벌린(2회)뿐이다.

웨스트브룩이 상대를 부수고 전진한다면 하든은 상대의 빈틈을 파고드는 유형이다. 운동 능력에 의지하지 않고(운동 능력이 웨스트브룩보다 뒤지는 게 사실이기도 하다) 섬세한 기술과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경기를 이끌어간다. 골밑 돌파 후 지그재그 스텝(일명 '유로 스텝')을 밟아 수비를 제치고 득점하거나 파울을 얻어내는 것, 수비수의 사정권 밖으로 한 발 뒤로 물러나면서 슛을 던지는 '스텝백 점퍼'는 하든의 특기다.

당당히 한 팀의 에이스로 성장한 하든도 폭주 중이다. 그는 16일 브루클린 네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22점 11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137대112 승리를 견인했다. 이번 시즌에만 12번째 트리플더블 기록. 하든의 활약은 휴스턴의 상승세와 궤를 같이하고 있어 그가 정규시즌 MVP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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