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국제전자제품박람회를 보고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3박 5일의 짧은 일정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7'을 참관하고 왔다.

이번 CES 2017에서는 우리나라의 삼성'LG뿐만 아니라 미국의 인텔'아마존'퀄컴, 일본의 파나소닉 등 세계적인 IT 기업들, 그리고 현대'GM'도요타'BMW'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신기술을 대거 선보이면서 IT와 자동차의 융합이 이제는 보편화된 대세임을 목격할 수 있었다.

특히 올해는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대구 공동관' 부스를 설치하여 지역의 첨단기술기업 22개사가 그들의 신기술을 세계인들에게 선보이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번 CES를 통해 자율주행자동차뿐만 아니라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 로봇(Robot), 그리고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등 제4차 산업혁명의 엄청난 속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글로벌 경쟁을 뚫고 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먼저,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걸맞은 새로운 접근 방식을 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율주행자동차의 경우 기존 자동차 기업들이 '자동차에 컴퓨터를 추가'하는 방식의 전략을 취한다면, 테슬라를 필두로 한 신생 기업들은 '컴퓨터에 바퀴를 얹는' 새로운 전략으로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마치 신생 스마트폰이 기존의 핸드폰 시장을 뒤흔들어 놓았듯이 소비자들을 열광케 하는 제품이 무엇인지는 명백해 보인다.

둘째, 기존 산업군의 경계를 뛰어넘는 기업 간의 전략적 연합이 보편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칩 기업 엔비디아와 아우디'테슬라가 자율주행차를 위해 연합하고, 아마존의 음성인식 기술 '알렉사'와 포드'폭스바겐과의 연합, 인텔의 반도체 칩'모빌아이의 센서 그리고 BMW의 자율주행차 연합 등 기업 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합종연횡은 광폭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는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셋째, 기업 자신만의 '핵심 역량'(Core competence), '핵심 기술'(Core technology)을 바탕으로 그 적용 분야를 더욱 다원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단적인 예로 파나소닉은 자신들의 부스를 하나의 스마트시티(Smart City)로 꾸며 자율주행차'스마트 홈'교통'친환경 시스템 등 자사의 IT 플랫폼을 이용해 삶의 거의 전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 우리의 중소'중견기업들이 자사의 핵심 역량'핵심 기술을 잘 활용할 경우 얼마든지 다양한 응용 분야를 발굴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교육의 혁신이야말로 피할 수 없는 과제라는 생각이다. 이번 CES는 기존 기업들보다도 새로운 창업'벤처기업들의 경연장이라 할 만큼 많은 수의 신생 기업들이 참가했고 수많은 관람객을 열광시켰다. 이들 젊은 기업들에 필요한 스펙은 더 이상 학벌이 아니라 창업 경험'비즈니스 경험이었다. 과도한 입시교육에 매달리고 있는 우리의 교육현장이 명심해야 할 점이다.

이번 'CES 2017'을 통해 더욱더 많은 수의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의 현장에 나서야 함을 느꼈고,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지자체'연구기관'학계가 혼연일체가 되어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환에 대응해야 함을 목격한 소중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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