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사망 후 유족이 받게 될 거액의 보험금을 사회복지기관에 기증하기로 한 기부자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최상인(67) 세운물산 대표. 최 대표는 본인이 사망하면 지급될 보험금 1억원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구본부(이하 어린이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어린이재단은 18일 "농기계부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최 대표가 사후 보험금 1억원을 기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며 "어린이재단 역사상 이런 경우는 전국에서 처음"이라고 밝혔다.
사후 보험금 기부란 기부자가 사망했을 때 발생하는 보험금 수령인을 모금단체로 지정하는 방식이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대구에서는 지난 2013년 사후 보험금 1천만원을 기부키로 한 사례가 있었지만 흔치 않다"며 "사후 보험금은 가족에게 남기는 유산이기에 이를 기부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18일 만난 최 대표는 "지난해 초부터 사후 보험금 기부를 고민했는데 아내와 두 자녀가 흔쾌히 동의해 결심할 수 있었다"며 "부동산 등 자산이 있지만 지금 당장 기부를 하기 힘들거나, 기부는 하고 싶은데 결심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이런 기부 방식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젊은 시절 한센병 환자를 돕는 것으로 기부를 시작해 한국SOS어린이마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등 여러 사회복지기관에 30년 넘게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20세까지 방황하는 사춘기 시절을 보냈다는 그는 "'그때는 세상이 단 한 번이라도 나를 돌봐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당시의 나 같은 고민을 하는 어려운 사람들이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오랜 기부 생활의 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SOS어린이마을에서 3살 때 인연을 맺은 아이가 40대가 된 지금까지 저를 삼촌이라 부르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들에게 '저도 아저씨처럼 살고 싶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사후 보험금 기부가 자녀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권유했다. 그는 "1억원이란 돈을 자식에게 유산으로 주면 언젠가는 다 소모되고 말겠지만, 기부하면 자녀는 부모의 죽음을 슬퍼하면서도 앞으로 나누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될 것"이라며 "그것이 더 가치 있는 유산"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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