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안동만큼 한글과 각별한 인연을 많이 간직한 곳이 있을까. 안동이라고 하면 흔히 양반, 유학, 선비를 떠올린다. 그러나 안동은 1940년 국내 유일의 훈민정음 해례본(간송본)이 처음 발견된 곳이자 세계적 다큐멘터리 잡지인 내셔널지오그래픽에 소개된 한글 편지 '원이엄마 편지글'이 나온 곳이다. 또한 '어부가' '도산십이곡' 등 숱한 한글문학, 여성들의 내방가사 등이 전해지는 고장이다. 그런 안동이 한글과의 인연을 통해 한글문화 선진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사)유교문화보존회와 안동시는 24일부터 한 달간 안동시립민속박물관에서 '안동, 한글을 간직하다' 특별전을 열고, 한글문화 선진지 안동의 역할을 주제로 '훈민정음 학술대회'도 갖는다.
이번 전시에선 지난해 훈민정음 반포 570돌을 맞아 유교문화보존회가 전문가 고증을 거쳐 복원한 해례본 목판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9월 9일 안동 유림 80여 명 등 100여 명은 해례본 목판 복원과 함께 첫 인출본이 나왔음을 세종대왕에게 고하는 고유제(告由祭)를 열었다.
아울러 1940년 안동에서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의 초기 영인본과 조선 전기 국문 시가의 정수인 농암 이현보의 '어부가', 퇴계 이황의 '도산십이곡'이 공개된다.
한글 보급과 확산에 영향을 준 '이륜행실도'(보물 905호), 출가할 자식을 위해 아버지가 직접 쓴 계녀서인 '여자초학'(보물 905호) 등 학봉 종가 중요 전적이 최초로 일반에 공개된다. 임진왜란 중 가족과 부인에 대한 염려를 적은 '학봉김성일언간'(鶴峯金誠一諺簡)과 '원이엄마 편지'로 알려진 '이응태묘출토언간'(李應台墓出土諺簡)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발굴돼 최초의 망명지 내방가사로 확인된 '해도교거사'(海島僑居辭)도 처음 공개된다. 상해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역임한 석주 이상룡의 부인 김우락 여사 작품이다.
이재업 유교문화보존회장은 "조선 성리학의 '인문 가치'에 담긴 '백성을 편히 살게 하려는 생활 철학' 덕분에 안동이 다른 지역보다 유난히 빠르게 한글이 보급된 걸로 보인다"며 "이런 전통이 이어져 내방가사라는 안동만의 독창적인 여성 문학으로 피어났고, 다양한 학습서를 비롯해 한글 편지와 문서가 제작됐다"고 했다.
한편, 학술대회에는 ▷한글문화 선진지 안동의 역할 ▷안동 한글문학 전개 과정 ▷1940년 해례본 발견 당시 상황 재조명 ▷훈민정음 복각사업 이후 추진 과제 등이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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