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 대통령 생가터에 '가짜 대통령' 입간판

대구 촛불집회 주최 측 설치…경찰·구청 3시간 만에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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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역 86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박근혜퇴진시민행동\'이 21일 오후 촛불집회를 마친 후 중구 삼덕동 박근혜 대통령 생가 터 앞에서 자체 제작한 '가짜 대통령 생가 터' 표지판을 세워놓고 하야 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박근혜 대통령 생가 터로 알려진 대구 중구 삼덕동 1가 5-2번지에 '가짜 대통령 박근혜 생가 터' 입간판이 세워졌다가 3시간 만에 철거됐다.

대구 8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퇴진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21일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제12차 시국대회를 열고 오후 8시쯤 박 대통령 생가 터로 이동, '가짜 대통령' 입간판을 설치했다. 가로 60㎝, 세로 180㎝ 크기 입간판에는 박 대통령이 수의를 입은 합성 사진과 최근 벌어진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설명하는 문구가 담겼다. 당초 이 자리에는 대구시'중구청이 박 대통령 취임을 기념해 2013년 입간판을 세웠으나 지난해 11월 한 시민이 시국에 불만을 품고 붉은 래커칠을 해 중구청이 철거했다.

주최 측이 입간판을 놔둔 채 철수하자 경찰과 중구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허가받지 않은 조형물 설치는 명백한 불법인 만큼 그냥 놔둘 수 없지만 구청 측은 "설치 장소가 사유지로 간주되기 때문에 현장에서 철거를 해도 되는지 법리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행정 처분을 주저했다. 결국 생가 터에 자리 잡고 있는 P제과점 업주가 112에 불법조형물을 신고, 경찰과 구청은 협의 끝에 현장에서 철거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다만 시민단체 반발을 고려해 유동인구가 감소하는 오후 11시까지 기다렸다가 철거했다.

이에 대해 시민행동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구체적 이미지로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조형물을 설치하게 됐다"며 "구청에서도 주말 동안에는 놔둘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빠르게 철수해 아쉽다. 대구시민의 뜻을 잘 보여줄 다른 방법들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2017 촛불, 대구시민이 말한다' 시민토론회(중구 YMCA 100주년 기념관) 및 시국대회에는 2천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자유발언, 문화공연 등이 이어졌다. 사전신청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약 30여 명의 시민들은 '앞으로 우리의 할 일은' '이것 하나는 꼭 바꾸자'라는 주제로 3시간에 걸쳐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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