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이후 전국을 누비며 숨가쁜 행보를 이어오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주말 일정을 취소하며 향후 정치 행보 구상에 들어갔다.
입당, 창당, 연대 등 그의 앞에 놓인 길은 크게 세 갈래다. 25일 대권 선언에 버금가는 정책 구상을 내놓겠다고 미리 예고했고, 설 이후 정당 입당이나 창당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반 전 총장이 주말 구상을 통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반 전 총장을 필두로 한 제3지대-빅텐트 논의가 이번 주 중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귀국 컨벤션 효과가 미진했다고 판단한 반 전 총장은 반전을 꾀할 수 있는 '승부수'를 고민하면서 이번 주 정치인들과도 잇따라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은 20일 서울 조계사를 방문한 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과의 만남을 가능한 빨리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가 먼저 만날 정치권 인사들이 '제3지대' 정치인들인 점은 반 전 총장의 향후 행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반 전 총장의 측근인 이상일 전 국회의원은 22일 손 전 대표의 '국민주권개혁회의' 출범식에 참석했고, 반 전 총장은 이 전 의원을 통해 "창립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손 전 대표에게 전했다.
반 전 총장이 이들과 힘을 합쳐 창당하거나 정치적 연대를 형성해 제3지대의 구심점으로 자리를 잡으면 바른정당이나 국민의당과의 협상에서도 밀리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그의 행보가 제3지대 영역을 넓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권 도전을 선언할 예정인 손 전 대표는 제3지대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 전 총장의 민생 행보에 대해 최근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평가절하했다.
국민의당은 싸늘한 반응을 짓고 있고,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크게 매력을 주지 못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나마 참여 가능성이 열린 곳은 바른정당 정도인데 여기서도 '기대 이하'란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반 전 총장을 제외한 제3지대 논의가 되레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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