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헌재 출석한 차은택 "최순실-고영태 내연 관계라 추측"

박 대통령 측 질문에 답변…"둘이 딱 붙어서 아침식사 전형적인 연인의 모습"

김종 전 문화부 차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왼쪽부터)이 23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8차 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심판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 전 문화부 차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왼쪽부터)이 23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8차 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심판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에서 최순실과 고영태의 관계가 어떠냐는 질문을 받고 '내연 관계'라고 진술했죠?" (박근혜 대통령 측 대리인) "그렇게 추측된다고 얘기했습니다."(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차 씨의 이 같은 대답이 나온 순간 헌법재판소 1층 대심판정은 '헉'하는 낮은 신음과 함께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간 최 씨와 고 씨가 모두 부인해왔던 이들의 내밀한 관계가 차 씨의 입을 통해 처음으로 폭로된 것이었다.

차 씨는 '왜 그렇게 추측했느냐'는 박 대통령 측의 이어진 질문에 2014년 고 씨가 만나자고 해 이른 아침 청담동 레지던스의 레스토랑에 갔더니, 최 씨와 고 씨가 딱 붙어서 식사를 하는 모습을 봤다며 "분위기가 내가 받아들이기엔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최 씨가 "고 씨 집에 갔더니 젊은 여자가 있어서 '누구냐'고 묻자 되려 '아줌마는 누군데요?'라고 하더라.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라고 화를 내는 모습을 봤다며, 이들의 모습이 '바람피워서 헤어지는 전형적인 연인의 모습'으로 느껴졌다고 진술했다.

차 씨는 "고 씨를 만났을 때 눈물을 글썽일 정도로 '죽고 싶다'고 해 이유를 묻자 '몰라도 돼요, 그런 게 있어요'라고 한 적이 있다"며 1976년생인 고 씨가 돈 때문에 1956년생인 최 씨를 만난 것으로 생각했고, 실제 금전 문제를 놓고 다투거나 최 씨가 헤어진 고 씨 집에서 고급 시계를 회수해오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또 최 씨가 남편 정윤회 씨랑 헤어지기 전부터 고 씨와 관계가 시작됐느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 그분이 언제 이혼했는지, 최 씨가 고 씨와 언제부터 만났는지를 나는 모른다"고 했다.

차 씨는 "고 씨는 존대를 했지만 최 씨는 반말을 하는 사이"였다며 일각의 주장과는 달리 둘은 동거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기억했다.

또 이들은 옆에서 듣고 있기 어려울 정도로 격렬하게 말다툼을 하곤 했다며 고 씨가 최 씨에게 '돌대가리를 뭐하러 달고 다니느냐'는 욕을 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차 씨의 이러한 폭로성 진술은 모두 박 대통령 측 대리인의 신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최 씨와 고 씨의 관계는 박 대통령 탄핵 사유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박 대통령 측으로서는 최 씨의 실체를 언론에 폭로하면서 이 모든 사태를 불러온 고 씨의 평판을 흠집 내 진술의 신빙성을 흔들어보려고 시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법조계에서 나왔다.

25일 헌재 증인신문이 예정된 고 씨는 앞서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당시 최 씨와 이성 관계였느냐는 질문을 받고 강하게 부인했다.

차 씨도 이날 헌재에서 "내가 눈으로 보거나 한 게 아니라 두 사람의 상황을 보고 느낀 감정을 검찰에서 진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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