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서 최순실과 고영태의 관계가 어떠냐는 질문을 받고 '내연 관계'라고 진술했죠?" (박근혜 대통령 측 대리인) "그렇게 추측된다고 얘기했습니다."(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차 씨의 이 같은 대답이 나온 순간 헌법재판소 1층 대심판정은 '헉'하는 낮은 신음과 함께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간 최 씨와 고 씨가 모두 부인해왔던 이들의 내밀한 관계가 차 씨의 입을 통해 처음으로 폭로된 것이었다.
차 씨는 '왜 그렇게 추측했느냐'는 박 대통령 측의 이어진 질문에 2014년 고 씨가 만나자고 해 이른 아침 청담동 레지던스의 레스토랑에 갔더니, 최 씨와 고 씨가 딱 붙어서 식사를 하는 모습을 봤다며 "분위기가 내가 받아들이기엔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최 씨가 "고 씨 집에 갔더니 젊은 여자가 있어서 '누구냐'고 묻자 되려 '아줌마는 누군데요?'라고 하더라.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라고 화를 내는 모습을 봤다며, 이들의 모습이 '바람피워서 헤어지는 전형적인 연인의 모습'으로 느껴졌다고 진술했다.
차 씨는 "고 씨를 만났을 때 눈물을 글썽일 정도로 '죽고 싶다'고 해 이유를 묻자 '몰라도 돼요, 그런 게 있어요'라고 한 적이 있다"며 1976년생인 고 씨가 돈 때문에 1956년생인 최 씨를 만난 것으로 생각했고, 실제 금전 문제를 놓고 다투거나 최 씨가 헤어진 고 씨 집에서 고급 시계를 회수해오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또 최 씨가 남편 정윤회 씨랑 헤어지기 전부터 고 씨와 관계가 시작됐느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 그분이 언제 이혼했는지, 최 씨가 고 씨와 언제부터 만났는지를 나는 모른다"고 했다.
차 씨는 "고 씨는 존대를 했지만 최 씨는 반말을 하는 사이"였다며 일각의 주장과는 달리 둘은 동거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기억했다.
또 이들은 옆에서 듣고 있기 어려울 정도로 격렬하게 말다툼을 하곤 했다며 고 씨가 최 씨에게 '돌대가리를 뭐하러 달고 다니느냐'는 욕을 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차 씨의 이러한 폭로성 진술은 모두 박 대통령 측 대리인의 신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최 씨와 고 씨의 관계는 박 대통령 탄핵 사유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박 대통령 측으로서는 최 씨의 실체를 언론에 폭로하면서 이 모든 사태를 불러온 고 씨의 평판을 흠집 내 진술의 신빙성을 흔들어보려고 시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법조계에서 나왔다.
25일 헌재 증인신문이 예정된 고 씨는 앞서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당시 최 씨와 이성 관계였느냐는 질문을 받고 강하게 부인했다.
차 씨도 이날 헌재에서 "내가 눈으로 보거나 한 게 아니라 두 사람의 상황을 보고 느낀 감정을 검찰에서 진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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