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88 건강 동작들로 구성돼
120여명 시종일관 활력 넘쳐
발 지압 배우는 수업도 인기
2007년 개관, 회원 수 6,700여명
"신노년문화 중심 1번지 복지관"
대구 서구노인복지관(관장 원준호)은 2007년 서구 문화로 288(평리동)에 개관했다. 올해부터 사회복지법인 가정복지회가 서구청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사랑'과 '정의'를 핵심가치로 '어르신들이 행복한 서구' '신노년문화 중심 1번지 복지관'을 만들어가고 있다. 서구노인복지관의 회원 수는 6천700여 명으로 서구에 거주하는 만 60세 이상 노인들이 복지관을 이용하고 있다.
◆큰 소리로 웃자! 장윤정부터 싸이까지 배우는 모닝 체조
'모닝 체조' 수업이 있는 4층 강당은 시작 전부터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오늘도 건강합시다!" "좋~은 아침입니데이." 인사치레가 아닌 동료를 향한 진심이 오갔다. 500㎡(150평) 남짓한 강당에 일찌감치 사람들이 빽빽이 들어찼다.
오전 9시가 되자 모닝 체조 반장 김경희 씨가 강단에 올라가 준비체조를 진두지휘한다. 어르신들도 몸 풀기에 익숙한 듯 좌우로 몸을 비틀며 동작을 따라 한다. 마치 군무를 보는 듯 뒤처진 사람 없이 똑같이 몸을 움직였다.
준비체조가 끝나면 스피커에서 수업 시작을 알리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조신하게 강단에 올라선 선생님은 큰 소리로 큰 동작을 선보인다. "동작 크게~." "쭉쭉 뻗어 보세요." 힘찬 구령을 외치며 제자리 뛰기를 시작한다. 체조를 따라하는 어르신은 어느새 정원(110명)을 넘어 115명이 됐다. 빈자리가 없어 발걸음을 뒤로하는 어르신도 보인다. 결국 강당 문이 열리면서 복도에 앉아 계시던 어르신들도 일어나 체조를 따라 하기 시작했다.
모닝 체조는 '9988(99세까지 88하게)하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동작들로 구성돼 있다. 김남희 반장은 "모닝 체조는 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주동작"이라며 "근력을 강화시키고 심폐기능을 향상시켜 체력이 증진된다"고 설명했다.
모닝 체조를 처음 해본다는 김모(70'평리동) 씨는 "처음엔 쑥스러웠는데 다들 밝게 웃으며 체조를 따라 하니까 덩달아 흥이 난다"고 했다. 대구시 모든 노인복지관이 각기 다른 이름의 댄스 강좌가 있지만 서구노인복지관의 댄스 강좌는 '웃음'과 '활력'이 넘치는 것이 특징이다.
모닝 체조에 참가한 120여 명의 노인들은 수업 전부터 끝날 때까지 시끌시끌한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올해 84세라는 한 수강생은 "건강하게 춤출 수 있어 웃음이 절로 난다며 "웃음은 바이러스 같아서 주고받다 보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리자 할머니들이 모여든다. 한 할머니는 "지금도 좁아서 난리인데 홍보까지 하면 우린 우짜노?"라고 손사래를 치신다. 옆에 있던 김경희(71) 모닝 체조 회장은 "시설이 열악해도 이렇게 인기 좋은데. 널리 알려지면 체조교실 하나 더 개설해 줄지도 모른다"고 너스레를 떠신다.
"어부바 부리 부비바 내 사랑 나의 어부바 어부바 ~." "분위기 살려 어머 사람 살려 Let's give it up live it up baby~."
장윤정의 '어부바'부터 싸이의 '나팔바지'까지 다양한 장르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어르신들의 춤사위는 더욱 흥겨워지고 웃음소리는 더 높아졌다.
◆온몸이 들썩이는 '웃음건강 발 건강'
어르신들의 웃음소리는 '웃음건강 발 건강' 수업에서도 이어졌다. '웃음건강 발 건강' 수업은 '모닝 체조'와 함께 서구복지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좌다.
김정희 선생님이 강단에 올라 "오늘 수업 시작하겠습니다. 옆 사람이랑 까꿍" 하고 외친다. 100여 명의 수강생들이 짝을 지어 '까꿍' 인사를 한다. 어느 누구도 어색해하거나 쑥스러워하지 않는다. 양손을 움켜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면서 "까꿍! 까꿍!" 인사를 하는 어르신들도 적지 않다.
'웃음치료 발 치료' 수업은 발 지압을 배우는 강좌다. 발을 자극하면 대뇌를 자극하게 돼 각 기관을 활성화시킨다고 한다. 혈액순환이 잘 되면 몸의 노폐물을 배출시키기 때문에 움직임이 적은 노인들에게 발 지압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정희 선생님은 10년째 이 강좌를 지도하고 있다. 100명이 넘는 수강생을 일주일에 두 번씩 만난다. 처음에는 열 명 남짓한 수강생에게 단순히 발 지압만 가르쳤지만 유머를 더한 수업으로 바꾸면서 수강생 수가 열 배 넘게 늘었다.
강단에서 시범을 보이는 선생님은 지압봉으로 발바닥 여기저기를 누를 때마다 "방광~" "경추~" "부갑상선~" "요추~" 등을 외치며 혈 위치를 알려준다. "뇌하수체 대뇌를 누르면 뭐가 좋아진다고요?" 선생님이 질문하자 수강생들은 일제히 "치매 예방이요~"라고 합창한다. 수업을 듣던 수강생이 노년 여성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골다공증을 치료하기 위해선 부갑상선 혈을 눌러주면 좋다고 귀띔했다.
어르신 수강생들의 손과 발이 바쁘게 움직일수록 입도 잠시 쉴 틈이 없다. 선생님이 "옆 사람에게 사랑해~ 좋아해~"라고 외치면 수강생들도 큰 소리로 웃으며 "사랑해 좋아해"를 주고받는다. 대강당에서는 2시간 내내 즐거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원준호 서구노인복지관장은 "우리 복지관은 웃음이 끊이지 않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원 관장은 "젊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공부하면서 사회성을 기르는 것처럼 서구노인복지관은 지역 어르신들이 활력 넘치는 일과를 보낼 수 있는 학교"라며 "어르신들이 즐거운 제2의 인생을 보낼 수 있도록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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