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실종 지적장애 50대, 3년 만에 가족품에

경북경찰 실종추적팀 첫 성과…2013년 가출, 작년 경찰 신고…진료기록 근거로 목포서 찾아

2013년 10월 집을 나간 A씨가 6일 상주에 있는 노모의 품으로 돌아왔다. 경북경찰청 장기실종자추적팀은 A씨를 목포에서 발견해 가족에 인계했다. 경북경찰청 제공
2013년 10월 집을 나간 A씨가 6일 상주에 있는 노모의 품으로 돌아왔다. 경북경찰청 장기실종자추적팀은 A씨를 목포에서 발견해 가족에 인계했다. 경북경찰청 제공

지난 1일 발대식을 하고 본격 활동에 들어간 경북경찰청 '장기실종자추적팀'이 첫 성과를 올렸다.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50대 남성 실종자를 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상주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던 지적장애 3급 A(54) 씨는 2013년 10월 아무런 말도 없이 갑자기 집을 나갔다. 함께 살던 어머니(84)는 A씨가 같은 마을에 살던 친척과 사소한 불화가 있었던 터라 금세 돌아오리라 여기고 신고하지 않았다. 그러나 수년간 A씨와 연락이 끊기자 지난해 10월 경찰에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찾고 싶다"고 신고했다. A씨가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아 따로 연락할 길이 없었던 것이다.

경북경찰청 장기실종자추적팀은 정식 발족 전인 지난달 중순 상주경찰서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추적하던 중 전남 목포에서 A씨의 병원 진료기록을 확인했다. A씨가 내과와 치과의원 5곳에서 치료를 받은 것. 추적팀은 목포를 찾아가 A씨가 다녀간 병원과 인근을 수소문한 끝에 목포의 한 주택에서 A씨를 찾았다.

그는 그동안 전남 해남과 목포 등지에서 지냈다. A씨는 노모가 자신을 찾는다는 얘기를 듣고 짐을 꾸려 고향으로 돌아와 6일 어머니를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못난 아들이 이제 왔다. 다시는 안 나가겠다"고 했고, 어머니는 "죽기 전에 아들 얼굴 한 번 볼 수 있을까 했는데 실제로 보게 됐으니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홧김에 집을 나섰고, 자기 발로 해남의 직업소개소를 찾아가 거기서 몸 쓰는 일을 소개받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가 어머니와 만났을 때 '자신이 일하며 모은 돈'이라며 상당한 액수가 담긴 봉투를 건넨 것으로 미루어 강제노역을 하지는 않았고, 정상적인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일한 것으로 확인했다. 다만 근로계약서대로 정상적인 임금을 받았는지, 전남까지 간 경위가 무엇인지 등을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배기환 경북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은 "늦게나마 실종자를 발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 다행스럽다"며 "1년 이상 실종 상태인 32명을 '내 가족을 찾는다'는 심정으로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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