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7일 "큰형님 같은 존재"라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말에 "동생이 한 명 더 생겨서 좋네"라고 화답했다.
현직 광역단체장으로 대선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두 사람은 당적도, 정치 성향도 다르지만 형제애(?)를 과시하며 각별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안 지사는 이날 매일신문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지사를 향해 "매우 인자하고 덕성이 많으신 큰형님"이라고 평가했다.
안 지사 측에 따르면 "두 분은 전국 단체장 행사에 참석해 자주 봤는데 행사 뒤풀이에서 술 한잔이라도 하게 되면 반드시 서로를 챙기며 끝까지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자리가 끝나면 안 지사는 '김 지사가 나를 존중하고 있구나'라는 말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도 이날 "60대의 친동생이 한 명 있는데 50대 동생이 한 명 더 생겨 기분이 좋다"며 "시도지사 가운데 가장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이고 타협적인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라고 호평했다.
보수의 상징으로 떠오른 김 지사와 운동권 출신으로 개혁의 선봉에 서 왔던 안 지사는 걸어온 길을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정책 분야에서는 손발이 척척 맞는다.
지난해 경북-충남 한반도 허리 경제권 개발 문제를 제안한 김 지사에게 안 지사는 "혜안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며 선뜻 협약식을 체결했다. 같은 해 중부정책협의체를 결성하는 한편 지난 2010년에는 도청 이전 공조를 협약하면서 두 지역이 신청사 시대를 여는 데 첫발을 내딛기도 했다.
단체장으로서의 협업이 정치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안 지사는 이날 "당은 다르지만 합리적이면 대화를 못 나눌 상대가 없다. 서로 방향을 맞춰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지사에 대해 "통합과 상생을 누구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중용의 지도자"라며 정치적 동지가 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대선에서 맞붙을 수도 있는 두 사람은 이미 여러 해 동안 경쟁 관계를 유지해왔다. 민선 6기 출범 후 시작된 '리얼미터 시도지사 여론조사'에서 해마다 1, 2위를 다퉜기 때문이다. 단체장으로 경쟁을 벌이면서 정치적 활로도 다른 두 사람이지만 대선이란 또 다른 무대에서는 어떤 '형제애'를 발휘하며 각축을 벌일지, 벌써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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