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학자인 지산 조호익(1545∼1609) 선생 후손 4남매가 지난해 영천시장학회에 장학금 8억원을 기부(본지 2016년 12월 31일 자 6면 보도)한 데 이어 또다시 2억원을 추가로 내 화제다.
구체적 신원을 밝히기를 거부한 조모 씨 4남매는 9일 영천시장학회에 2억원을 기부했다.
이들은 영천지역의 인재 양성에 써달라며 익명으로 10억원을 기탁하겠다는 약속을 한 뒤 기탁식도 마다한 채 세 차례에 걸쳐 장학금을 기탁했다. 지난해 4월 5억원, 12월 3억원 등 이들이 낸 돈은 모두 10억원에 이른다.
남매 중 한 남성은 "맏누나 칠순 생일에 모였을 때 좋은 일을 하자고 남매가 뜻을 모았다"며 "누나가 2015년 10월 숨지고 난 뒤 약속을 지키고자 장학금을 기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애초 이들은 이 돈을 (사)지산선생기념사업회를 통해 지산 조호익 선생을 배향하는 도잠서원 인성교육관 건립에 쓰기로 했다.
그러나 영천시장학회에 기금을 출연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조호익 선생 후손 이름으로 기부했다.
영천시장학회는 이들이 기부 사실이나 신원을 외부에 알리는 것을 꺼려 기념식을 따로 열지 않았다.
다만 10억원으로 조호익장학금을 따로 개설해 이자수입으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지산 조호익 선생은 퇴계 이황 선생의 문인이다. 1576년 최황에 의해 평안도 강동으로 유배된 뒤 이곳에서 후진을 양성해 관서지방 학풍을 진작했다. 임진왜란 때 유배지에서 풀려나 의병을 모아 왜적을 토벌하고 평양전투에 참가해 전공을 세웠다. 성주목사와 안주목사를 거쳐 정주목사가 됐으나 병으로 사직했고 후에 이조판서에 추증됐다. 영천 대창면에 선생을 제향한 도잠서원과 선생의 종택인 지산고택이 있다.
영천시장학회 이사장인 김영석 영천시장은 "2020년까지 장학금 200억원을 모으기로 했는데 많은 주민이 뜻을 모아 4년이나 이른 지난해 12월에 달성했다"며 "조호익 선생과 그 후손의 뜻을 새겨 미래인재 육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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