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예비타당성 조사를 앞둔 대구 상화로 입체화사업을 두고 지역민 사이에 찬반양론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상화로를 이용,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고가도로 건설로 교통 체증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에 반기지만 도로 인근 주민들은 환경권'재산권 침해를 우려하면서 적극 반대한다.
대구 4차 순환도로에 속하는 상화로는 주변 대단위 아파트 개발, 앞산터널(2013년)'테크노폴리스로(2014년) 개통 등이 더해지며 출퇴근 시간 정체가 심각하다. 대구시 조사에 따르면 2020년이 되면 현재보다 상화로 통행 속도는 41% 떨어지고, 평균 통행 시간은 72% 늘어나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 때문에 대구시는 상화로에 고가도로를 만들어 상습 정체를 해소하는 입체화사업을 국토교통부 '제3차 대도시권 교통혼잡도로 개선사업계획'에 응모,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 예타 대상사업에 선정됐다.
시가 2020년까지 고가도로를 설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상화로를 통해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수성구에서 달성군으로 출퇴근하는 송모(42) 씨는 "앞산터널과 테크노폴리스로는 뻥뻥 뚫리지만 상화로에서 시간을 다 보낸다. 고가도로가 만들어지면 교통 체증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나 상화로 주변 주민들은 '고가도로 절대 불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음과 미세먼지 등이 증가하고 조망권이 침해당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아파트 주민은 "안 그래도 상화로 일대에 그늘진 곳이 많아 겨울철에 눈'비가 오면 얼어버리는데 고가도로가 생기면 이런 일이 더 잦을 것"이라며 "소음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 역시 "출퇴근시간에 앞산터널에서 상화로로 나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수성구 주민인데 왜 우리가 수성구 주민을 위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느냐"고 따졌다.
상화로 일대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단행동 조짐도 보인다. 대곡삼성래미안 2차아파트 경우 16일 동 대표자 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입주민들에게 찬반 의견을 물어 대구시에 전달하는 한편 지역구 국회의원 및 시'구의원 등에게 고가도로 건설 이외의 교통 정체 해소 방안 마련을 요청하기로 했다.
최병곤 대곡삼성래미안 2차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고가도로는 상화로 인근 주민 10만 명의 생활환경을 저해하고 재산권을 침해하는 일"이라며 "진천천에 복개도로를 만들면 3개 차로는 더 확보할 수 있는데, 다른 대안은 생각해보지도 않고 손쉽게 고가도로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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