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명고 교장 "국정교과서 채택 계속 추진"

재학생·학부모 "지정 철회" 시위

23일 오전 경산 문명고 운동장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23일 오전 경산 문명고 운동장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을 철회해 주세요'라고 적힌 펼침막에 자신들의 주장을 적고 있다. 김진만 기자

전국 중'고교 중 유일하게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된 경산 문명고의 김태동 교장이 연구학교 강행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재학생과 학부모들은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을 철회하라"며 교내에서 반대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김 교장은 23일 재학생을 강당에 모아 놓고 "연구학교는 계속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 교장은 "법과 절차를 지키면서 결정한 연구학교 지정 때문에 왜 우리 학생들이 어깨가 처져 있고 부끄러워해야 하느냐"면서 "우리 학교가 유일하게 지정을 받았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고 자부심과 긍정적인 마음자세를 가져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정과 검정교과서를 비교 공부하는 과정에서 토론이 활발해지고, 동아리 활동이나 전문가 초청 토론회 등을 통해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어 오히려 대학에 진학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이 같은 교육활동이 활성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학교가 연구학교 강행 의지를 밝히자, 학부모와 학생, 교사로 구성된 문명고 국정교과서 지정철회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연구학교 지정 철회될 때까지 끝까지 반대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혀 이 문제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이날 학생과 학부모 등 150여 명은 교내 운동장과 1층 복도 등을 행진하며 '국정화 교과서 반대' '연구학교 지정 철회'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했다.

한 학부모는 "국정 역사교과서는 정부가 그들의 입맛에 맞는 역사 교육을 강요하며 학생들에게 획일적인 사고를 심어주는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왜곡된 내용이 많은 국정 역사교과서를 주교재로 사용하는 연구학교 지정을 추진한 학교장과 이사장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사과하고 연구학교 지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학부모 5명과 교사 2명, 재학생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대책위는 "연구학교 지정이 학교 구성원들인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동의를 바탕으로 추진되지 않아 학교 구성원들 간 극심한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연구학교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특히 연구학교 지정 운영을 반대하는 이 학교 교사들도 이날 학부모들이 모인 자리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학교와 재단은 연구학교 지정 운영을 하루속히 자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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