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덕파출소장 박병주 경감, 살인범 검거 활약 화제

사건 신고 받고 현장서 체포

"'잡아야 한다'는 경찰의 본능이었나 봅니다. 살인사건 용의자를 덮치고 제압하고 지원경력을 부르고'''. 지나고 나니 어떻게 했나 싶습니다. 집사람에게는 큰일 날 뻔 했다고 욕도 많이 먹었죠."

지난 1월 10일 영덕에서 발생한 외국인 근로자의 동료 한국인 근로자 살인사건을 신고받고 출동해 1시간여 만에 범인을 쫓아 직접 붙잡은 영덕파출소장 박병주(57) 경감의 체포과정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박 소장은 이날 퇴근했다가 무심하게 파출소에 다시 들렀다. 오후 8시 30분쯤 112종합상황실을 통해 "영덕읍 논공단지에서 낮에 다툼을 벌인 한국인 근로자와 몽골 국적 외국인 근로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를 접했다.

형사부서 팀장을 3년 한 경험 때문이었을까. 박 소장은 직감적으로 '무슨 일이 발생했다'고 판단하고 곧바로 공장으로 달려갔다. 한국인 근로자의 휴대전화가 사무실 근처에 떨어져 있었다. 공장 사람들과 함께 공장 뒷밭을 수색하던 박 소장은 산 어귀에서 바지를 발견했다.

박 소장과 공장 직원들은 숨돌릴 틈 없이 뒷산으로 향했다. 박 소장은 길이 없는 쪽으로, 공장 사람들은 길 쪽으로 올라갔다.

공장에서 300여m 올라갔을까. 수풀 아래 달빛에 어슴푸레 비친 형체가 있었다. 바로 숨진 피해자 시신과 함께 있던 용의자였다. 그는 경찰임을 큰 소리로 알리고 곧바로 덮쳐 제압했다. 용의자는 피해자 시신을 거기까지 끌고 오다가 힘이 빠진 탓인지 별다른 저항이 없었다. 막상 잡고 보니 용의자는 1m80㎝가 넘는 거구였다.

영덕경찰서 관계자는 "경찰서 지원을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수색에 나서 용의자를 붙잡은 최고참 파출소장의 용기와 행동은 다른 후배 경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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