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자욱 "수비 부담 덜었으니…큰 거 펑펑 쳐야죠"

삼성 1군 선수 3년 차, 1루서 외야수로 타격에 집중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이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캠프에서 토스 배팅 훈련을 하고 있다. 공을 던져주고 있는 이는 선배 이승엽. 채정민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이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캠프에서 토스 배팅 훈련을 하고 있다. 공을 던져주고 있는 이는 선배 이승엽. 채정민 기자

"에이, 3할 5푼 치는 타자에게 뭘 더 이야기해주겠습니까?"

삼성 라이온즈의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캠프에서 이승엽(41)이 웃으며 뱉은 말이다. 구자욱이 토스 배팅 훈련을 할 수 있도록 공을 던져주던 이승엽은 김한수 감독이 구자욱(24)에게 조언을 한 마디 해주라고 하자 이 같이 말했다. 어린 나이에도 이미 삼성의 중심 타자로 성장한 구자욱은 대선배 앞에서 멋쩍게 웃을 뿐이었다.

프로 무대에서 성공 시대를 연 구자욱이 올 시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수비에선 외야수로 안착하고 힘을 길러 타석에 섰을 때 장타력을 높이겠다는 게 구자욱의 목표다.

구자욱이 쓴 성공 신화는 2군 선수들도 희망을 품게 만든다. 구자욱은 2014년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 남부리그 타격(0.357)과 출루율(0.447) 1위, 장타율 2위(0.502)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이듬해엔 1군 무대에 데뷔해 타율 0.349를 기록하는 등 맹활약하면서 신인왕 자리에 올랐다.

2016시즌에도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타율 0.343, 14홈런, 77타점으로 삼성의 중심 타선을 지켰다. 허리 부상 등으로 144경기 중 108경기만 소화했다는 게 옥에 티.

구자욱은 "지난해 몸 상태에 문제가 있어 전 경기를 뛰지 못한 게 많이 아쉽다. 팀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지켜봐야 하는 마음도 힘들었다"며 "144경기를 모두 뛸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겨우내 보강 훈련을 충실히 했다. 현재 몸 상태가 상당히 좋다"고 했다.

구자욱은 올 시즌 1루수 미트를 벗고 외야수로 전업한다. 빠른 발을 갖춰 타구 판단 능력만 더 높이면 외야수로도 안착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1루 수비에 부담을 느껴왔던 터라 외야로 자리를 옮기면 마음이 편해져 공격 때 집중력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1루수보다 외야수 자리가 더 편하다"며 "수비에서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빠른 발을 살릴 생각이다. 지난해 도루가 10개였는데 올해 더 적극적으로 뛰겠다. 감독님이 기동력을 중시한다고 하신 만큼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구자욱은 말랐다고 할 만큼 호리호리한 몸매의 소유자다. 하지만 지난 시즌이 막을 내린 뒤 '단짝' 김상수(27)와 함께 체계적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소화, 체격이 좀 더 커지고 몸 자체도 단단해졌다. 3번 타자답게 장타를 더 때려내기 위한 시도다.

'야구 명가' 삼성은 지난해 9위로 추락했다. 올 시즌 팀이 자존심을 회복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는 게 구자욱의 각오다. 그는 "이젠 풀타임 3년 차가 된다. 경기할 때 여유가 좀 생겼고 투수와의 수 싸움도 늘었다. 올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승엽 선배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신다. 멋진 모습으로 떠나실 수 있게 나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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