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교자율동아리 구성'활동 어떻게

밴드부서 드럼 쳐도 의대 합격…진로에만 얽매이지 마세요

학교는 동아리 활동과 결과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위해 학생부 비교과 영역 기록 방법을 모색하고 학생부에 기록 가능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해 10월 대구학생문화센터에서 열린 제4회 창의체험동아리축제 모습.대구시교육청 제공
학교는 동아리 활동과 결과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위해 학생부 비교과 영역 기록 방법을 모색하고 학생부에 기록 가능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해 10월 대구학생문화센터에서 열린 제4회 창의체험동아리축제 모습.대구시교육청 제공

고교에서 동아리 활동은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지원하려는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언급되고 중요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고교 입학 후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고, 어떤 동아리를 선택해서 활동하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율동아리는 관심 있는 주제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팀을 꾸려서 지도교사를 위촉하고, 학교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서 만들어진다. 학교에 비슷한 주제로 운영되는 동아리가 있어도 새로운 동아리를 만들 수 있다. 학교 공식 동아리 선발에 들지 못했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그 분야에 대한 활동을 꼭 해보고 싶다면 친구들과 자율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기 초에 구성, 승인받아야 학생부 기재 가능

자율동아리는 학교교육계획에 따라 학기 초(3월)에 구성할 수 있다.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계획, 구성 인원, 지도교사 등의 내용을 담은 운영계획서를 만들고, 학교장의 승인을 받아야만 자율동아리로 인정된다.

학교장 승인이 난 뒤, 학교가 교육정보시스템(나이스)에 자율동아리 부서명을 등록해야 동아리 활동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할 수 있다.

학기 중간에 만든 자율동아리 활동은 학생부에 입력할 수 없다. 학기 초 바쁜 일정으로, 또는 동아리 구성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부족으로 자율동아리 결성이 늦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이럴 경우 학생부에 활동 기록이 불가하므로 학생들은 사전에 담당 교사와의 충분한 상의가 필요하다.

학교의 동아리 담당부서는 학기 초에 학생들에게 학교교육계획에 따른 자율동아리 운영 계획을 알리고, 동아리를 만들기 원하는 학생들에게 지도교사를 지정하는 등 능동적인 준비가 요구된다.

학생들은 동아리 개수보다는 진로진학과 관련한 자율동아리를 운영하고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학술 분야, 예술 분야, 봉사활동 영역에서 3개 정도의 동아리에 참여하여 재학기간 지속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너무 많은 동아리에 가입하여 지나친 욕심을 부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권영만 대구시교육청 교육과정과 장학사는 "고등학교에서 학생 희망에 따른 자율동아리가 대입 수시모집의 편의성을 위해 교육과정 내의 동아리인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 형태로 통합 운영되도록 권장한다"며 "자신의 전공적합성을 고려한 교과 중심 프로젝트 형태의 동아리 구성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동아리 선택은 어떻게 할까?

자신이 원하는 동아리에 가입원서를 내도 경쟁률이 높아서 합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이유로 원치 않는 동아리, 진로희망과는 거리가 먼 동아리 활동을 한다고 해서 대학진학에 불이익을 받을까?

대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동아리의 규모나 외형, 활동내용에 너무 얽매일 필요가 없다. 또한 반드시 동아리 활동을 진로 목표에 맞출 필요도 없다. 기자가 꿈이라고 '신문반' '방송부'에, 로봇공학자가 꿈이라고 '로봇동아리'에 가입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을 진로 목표와 연결해야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학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진로 분야에 대한 관심과 소질 외에도 ▷리더십 ▷협동능력 ▷봉사정신 ▷창의성 등 다양한 능력을 함께 평가한다.

실제로 상위권 대학 의대에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합격한 한 학생은 밴드부에서 드럼을 쳤지만, 교내 공연을 기획한 활동을 통해 '리더십' 영역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즉 대학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학생의 성장과정'에 더 관심이 많다. 또 다른 대학은 교내 발명동아리에서 젓가락과 포크를 결합한 아이디어를 떠올려 밥과 국을 동시에 조리할 수 있는 주방도구를 개발한 학생을 건축학과에 합격시켰다. 발명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의 창의성을 높게 평가했고, 건축물을 짓는 방법을 고민하며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놓아야 하는 건축학과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자신이 가진 흥미나 소질을 기르고 심화시키는 동아리 속에서 '자기주도적' 활동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동아리라도 큰 의미가 없다"면서 "동아리 활동을 통한 '성장과 성숙'에 집중하되, 과정과 결과 측면에서 노력한다면 입시 활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입 수시 대비 위해 활동 결과 기록'관리가 중요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은 대학 입시 수시모집에서 주요 평가 요소이다. 학교는 특색있는 분야의 동아리 활성화와 학생 중심의 동아리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구체적인 프로그램 운영 기준을 제시하고, 활동 결과를 학생부에 기재할 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강조되는 교과연계형 동아리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동아리 활동 설계와 충실한 평가, 이런 과정을 학생부에 상세하게 기록하는 것이 동아리 지도교사에게 요구된다. 또 동아리 활동은 학생 주도의 기록장인 '에듀팟'(EDUPOT)의 기록관리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도 학생부를 충실하게 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박상언 덕원고 방과후학교부장은 "단순히 활동만 하기보다는 포트폴리오 구성이나 보고서 작성 등으로 결과물을 남겨 놓는 것이 좋으며, 이를 진로활동이나 독서활동과 연계하면 학생부가 더욱 풍부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원효 칠성고 3학년 부장은 "학생부의 동아리 활동 기록은 활동 계기 및 동기, 협동과정, 역할분배 등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성장과정이 구체적이고 간결하게 정리되어야 하며, 활동들이 전공과 연계성이 있고 교육과정을 심화하는 내용이면 더 좋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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