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교향악단(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의 두 번째 정기연주회가 17일(금) 오후 7시 4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대구시향은 '피아노의 시인' 쇼팽이 특별히 아꼈다고 하는 '피아노 협주곡 제1번'과 '러시아 5인조' 중 한 사람인 무소륵스키가 그림에서 영감을 얻어 음악적으로 묘사한 모음곡 '전람회의 그림'을 연주한다.
협주곡 1번은 쇼팽이 조국 폴란드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쓴 두 곡 중 한 곡으로, 러시아의 압제로 인한 혼란을 피해 연주여행을 떠나기로 한 그가 바르샤바에서 고별 연주회를 열어 직접 초연한 곡이다. 그 뒤에도 자신의 연주회 때 자주 연주해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2015년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해 화제가 된 조성진의 결선곡으로도 유명하다.
1악장은 오케스트라의 긴 서주로 시작한다. 4분 남짓 장엄함과 유려함을 오가는 관현악 연주가 끝나면 쇼팽의 수줍은 사랑이 피아노 선율로 피어난다. 2악장은 쇼팽 특유의 낭만적 감성이 넘친다. 작고 부드러운 현악기 반주에 맞춘 피아노 연주에서 섬세한 유리를 다루는 듯 어루만지는 타건을 느낄 수 있다. 이 악장은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 삽입돼 친근하기까지 하다. 3악장은 경쾌하고 화려한 기교로 무장했다. 강렬한 후반부가 인상적이다.
작품이 가진 다양한 감정을 현란한 기교로 표현할 피아니스트는 세계적 쇼팽 스페셜리스트인 루드밀 앙겔로프다. 루드밀 앙겔로프는 불가리아 소피아 판초 블라디게로프 국립음대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세니갈리아국제콩쿠르, 폴란드 쇼팽국제피아노콩쿠르, 미국 팜비치국제콩쿠르 등에서 입상했다. 수차례 쇼팽 피아노 전곡 완주에 도전,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후반부에는 귀로 듣고 눈으로 보는 음악 세계가 펼쳐진다. 러시아 국민악파 중 가장 독창적이라고 평가받는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친구의 추모전에 갔던 무소륵스키가 유작 중 10개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모음곡이다. 기교나 내용 면에서 시대를 앞선 곡이었던 탓에 그의 생전에는 한 번도 공개 연주되지 못했다고 한다.
무소륵스키는 전시회의 그림 관람 동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10개의 소품곡 사이에 간주 격인 5개 프롬나드(Promenade)를 배치했다. 한 곡에서 다음 곡으로 옮겨가는 감상자의 기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있다. 이번 연주에 사용되는 악보는 라벨이 관현악곡으로 편곡한 것으로, 프롬나드가 4개다. 10개 소품곡은 '난쟁이(그노무스)' '고성' '튈르리 궁전' '비들로(우차)' '질을 덜 벗은 햇병아리들의 발레' '사무엘 골덴베르크와 쉬뮐레' '리모주의 시장' '카타콤' '닭다리 위의 오두막(바바야가)'과 강렬한 느낌의 마지막 곡 '키예프의 대문'까지 곡의 기발한 배열과 독창성이 감상 포인트다.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는 "쇼팽을 사랑하는 많은 한국 관객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피아노 연주와 음악과 미술의 앙상블로 색다른 감상의 즐거움을 안겨줄 '전람회의 그림'으로 전혀 다른 재미와 감동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일반 R석 3만원, S석 1만6천원, H석 1만원. 전화(1588-7890) 또는 인터넷(www.ticketlink.co.kr)으로 예매 가능. 대구콘서트하우스(concerthouse.daegu.go.kr) 온라인 예매 시 10% 할인. 053)250-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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