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실력과 성적이다. '이름값'만으로는 오래 버티기 힘들다. 부진한 선수인데 스타라고 출장 기회와 특정 보직을 보장한다면 자칫 팀워크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좌완 투수 장원삼(34)에게 올 시즌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이유다.
2010년부터 푸른 유니폼을 입은 장원삼은 삼성 선발투수진의 주축이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수확한 승수만 71승. 특히 짝수 해에 강했다. 2010년 13승, 2012년 17승, 2014년 11승을 거뒀다. 이 덕분에 '짝'원삼이라 불리기도 했다. 2016년 좋은 활약이 기대됐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2016년은 삼성뿐 아니라 장원삼에게도 악몽 같은 시즌이었다. 삼성에 둥지를 튼 2010년 이후 성적이 가장 좋지 않았다. 2016년 최종 성적표는 5승 8패 2홀드. 평균자책점도 7.01에 이르렀다. 시즌 초반부터 부진했던 데다 허리 통증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도 제외됐다. 1군 복귀 후엔 선발 대신 불펜 요원으로 뛰어야 했다.
2016시즌 후 장원삼은 명예 회복을 별렀다. 정규시즌이 끝난 뒤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마무리 훈련에도 참가했다. 마무리 훈련에는 젊은 선수들이 주로 참가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장원삼은 자진해서 젊은 선수들과 함께 뛰었다. 올해 초 이어진 해외 전지훈련도 충실히 소화했다.
아직 장원삼의 자리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섯 번째 선발투수가 될지,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할지 알 수 없는 상황. 시범경기를 통해 보직이 확정될 전망이다. 김한수 감독은 "장원삼이 겨우내 매우 열심히 훈련했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졌다"며 "장원삼이 올 시즌 마운드의 키가 될 것"이라고 했다.
2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의 마운드에 선 장원삼은 비교적 잘 던졌다. KIA 타이거즈 타선을 상대하면서 5이닝 4피안타 3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장원삼의 이름값을 생각할 때 투구 내용은 다소 아쉬웠다. 3~5회말엔 제구가 점차 안정을 찾았지만 1회말과 2회말 모두 제구가 흔들리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장원삼은 빠른 공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투수가 아니다. 이날 투구 모습도 마찬가지.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35㎞, 최고 구속도 137㎞에 그쳤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몸이 풀려도 구속은 140㎞ 내외일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예전처럼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를 수 있게 제구가 돼야 자존심도 회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이날 삼성은 KIA에 3대4로 패했다. 공격에서 여러 번 실수가 나와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쳤다. 2회초에 협살 상황에 걸려 주자 2명이 연거푸 아웃됐고, 3회초에도 주자 1명이 협살로 아웃됐다. 3대3으로 맞서던 9회초엔 두 번 연속으로 1루 주자들이 투수의 견제구에 걸려 아웃되면서 득점 기회를 날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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