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닻을 올린 뒤 많은 스타가 삼성 라이온즈를 빛냈다. 올해를 끝으로 또 한 명의 전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승엽이 올 시즌 후 선수 생활을 접는다. 그 외에는 '국민 타자'라는 말을 붙일 만한 선수가 없다. 그만큼 다른 팀 팬들의 사랑도 많이 받는다. 올 시즌 삼성의 경기가 더욱 주목을 받는 것도 그 때문이다.
삼성 팬들은 이승엽 덕분에 많이 웃었다. 2003년 당시 아시아에서 한 시즌 최다 기록이었던 56홈런을 쏘아 올렸다. 삼성의 우승 행보 뒤에는 그가 있었다. 지난 시즌엔 한일 프로야구 통산 600호 홈런 고지에도 올랐다. 삼성 팬이 아닌 이들도 이승엽의 활약으로 기쁨을 느낀 순간이 적지 않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올림픽 등에서 이승엽은 한국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실력과 인성 모두 갖춘 것도 그의 인기 비결이다.
불혹을 넘긴 나이지만 이승엽의 기량은 여전하다. 지난 시즌에도 타율 0.303, 27홈런, 118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여전히 팀 전력의 핵이다. 일단 5번 타자 역할로 시즌을 맞이한다. 지난 시즌엔 지명타자로 활약했지만 올 시즌에는 다시 1루수 미트도 낄 생각이다.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와 번갈아 가며 1루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팬들로선 올 시즌을 끝으로 이승엽을 떠나보내는 게 아쉬울 법도 하다. 삼성도 그를 더 붙잡고 싶다. 팀 전력이 지속적으로 약화한 터라 이승엽이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커 보인다. 이승엽도 구단이나 팬들의 마음을 잘 안다. 하지만 한 번 내린 결정을 바꾸지 않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승엽은 "은퇴 번복은 없다. 후배들에게 길을 터줘야 할 때다"며 "특히 마지막 시즌이라고 특별 대우를 받을 생각이 없다. 성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팀을 위해서라도 빠져야 한다. 후회가 남지 않게 열심히 뛰겠다"고 강조했다.
팬들로선 박수로 그의 마지막 길을 응원해주는 일만 남았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31일 문을 연다. 삼성은 이날부터 4월 2일까지 KIA 타이거즈와 개막 3연전을 갖는다. 7월 15일 이곳에서 열리는 올스타전 때도 이승엽이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지난 시즌 이승엽은 드림올스타(두산 베어스, 삼성, 롯데 자이언츠, kt 위즈)의 지명타자 부문 투표에서 압도적 차이로 1위를 차지, 별들의 잔치에 나선 바 있다.
대구에서 이승엽을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정규 시즌 경기는 9월 16, 17일 두산 베어스와의 2연전. 선수들이 분발, 이승엽의 바람대로 삼성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그가 그라운드에 좀 더 설 기회가 생긴다. 삼성의 제2구장인 포항에선 6월 13~15일 kt 위즈와의 3연전, 7월 4~6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3연전 때 이승엽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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