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외국인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크다. 팀의 1, 2선발 자리를 맡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외국인 투수가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팀 순위가 요동치기도 한다. 삼성 라이온즈의 사정 역시 마찬가지. 지난해 9위로 추락한 것과 같은 악몽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올 시즌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삼성은 시즌 개막 직전 악재를 만났다. 에이스로 여겼던 앤서니 레나도가 시범경기 도중 입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개막전 선발 등판도 불발됐다. 레나도는 오른쪽 다리 가래톳 통증으로 5월에나 출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삼성이 105만달러라는 거액을 들여 영입했다는 건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시즌 초반 그를 활용할 수 없게 됐다.
삼성이 레나도 대신 내민 개막전 선발 카드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재크 페트릭. 하지만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를 갖추지 못한 탓에 그에게 큰 기대를 걸긴 힘들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10개 구단 외국인 투수 가운데 가장 낮은 몸값(45만달러)도 기대치를 낮게 잡은 이유였다. 시범경기 투구 내용도 인상적이지 않았다.
페트릭은 우려를 기대와 박수로 바꿔 놓았다. 3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전에서 6과 1/3이닝 4피안타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국내 무대에 적응만 하면 괜찮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던 삼성 코칭스태프의 신뢰에 보답하는 역투를 펼쳤다. 페트릭의 투구 내용은 구위보다 제구로 승부하는 유형이라는 평가대로였다. 예년보다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활용하면서 맞춰잡는 투구로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한편 이날 삼성은 KIA에 2대7로 패했다. 페트릭의 역투를 발판 삼아 경기 중반까지는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3번 타자로 나선 구자욱은 4회말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팀과 개인 모두에게 올 시즌 1호 홈런. 하지만 1대2로 뒤진 8회초 불펜 김승현이 나지완에게 만루 홈런을 맞으며 승부의 추가 KIA 쪽으로 기울었다. 삼성의 새로운 4번 타자 다린 러프가 9회말 솔로포를 날렸으나 추격의 고삐를 당기기엔 너무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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