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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집단대출 규제에…돈 빌릴 때 없는 중소 건설사

부동산 침체로 분양 시장 '이중고'

집단대출 규제가 아파트 분양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건설사들은 중도금을 대출해 줄 금융회사를 구하지 못하면 아파트 공사를 계속 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사진은 특정 사실과 관계없음. 매일신문 DB
집단대출 규제가 아파트 분양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건설사들은 중도금을 대출해 줄 금융회사를 구하지 못하면 아파트 공사를 계속 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사진은 특정 사실과 관계없음. 매일신문 DB

주택건설업계가 아파트 집단대출 규제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얼어붙은 분양 시장에 집단대출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자칫 입주 포기와 건설사 자금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올해 1월 1일부터 가계부채 급증을 이유로 집단대출 규제에 돌입하면서 6대 은행(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의 2월 집단대출 잔액은 111조2천75억원으로 전달 대비 5천214억원이나 급감했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 아파트 사업장 가운데 중도금 대출처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곳이 잇따르고 있다. 중소 규모뿐 아니라 1천 가구 이상 일부 대단지도 금융사들의 대출 거부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2금융권조차 미계약분이 남아 있는 단지엔 대출을 꺼리고 있다"며 "이러다간 중도금 납부 기한을 맞추지 못해 계약 파기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분양한 전국 주택사업장 52곳 중 중도금 집단대출 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곳은 37곳, 2만7천여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6조7천억원, 전체 대출 규모의 74.5% 수준이다.

어렵게 계약을 체결한 사업장의 경우 금리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주택협회 조사에서 3.2~3.7% 수준이던 시중은행 집단대출 금리가 올해 2월 들어 3.46~4.13%로 올랐다. 제2금융권은 3.5~4.2%에서 3.88~4.5%까지 치솟았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이 막히면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최악의 경우 중소 건설사들은 자금난에 몰려 부도가 날 가능성도 있다"며 "중도금 대출 불안으로 청약 수요가 줄면 미분양이 급증하고, 결국 주택 구매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주택산업연구원과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는 18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주택 금융규제 긴급진단 세미나'를 공동 주최하고 집단대출 규제 완화에 한목소리를 냈다.

앞서 대한주택건설협회와 대한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등 주택'건설업계 13개 단체는 지난 2월 22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정부 당국과 전국은행연합회 등 금융권에 '중도금 등 집단대출 정상화'를 공동 건의했다.

주택건설업계는 집단대출 완화 방안으로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한 중도금 집단대출 지원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을 제2금융권으로 확대해 대출 금융기관 다변화 ▷펀드를 활용한 집단대출 지원 및 리츠 활용 방안 모색 등을 제안했다.

※집단대출=금융회사가 아파트 계약자에게 중도금을 일괄 대출하는 것을 말한다. 건설업체가 보증을 선다. 중도금대출과 향후 입주 때 개인대출로 전환하는 잔금대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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