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이 별거 있나요. 손님이 택시를 타는 단 몇 분 동안이라도 가족처럼 배려하면 됩니다."
최근 대구시가 선정한 제1기 '달구벌 친절택시' 기사 100명 중 1위를 차지한 조준호(66'대동운수) 씨. 경북 고령군에서 태어나 10대 때 대구로 온 그는 무역업을 하다 5년 전부터 택시 기사로 일하고 있다. 짧다면 짧은 경력이지만 그가 밝히는 택시 운전론은 연륜을 담고 있다. 한마디로 '배려 또 배려'다.
"탑승한 손님에게 목적지로 가는 여러 가지 경로를 설명해 드리고 직접 선택하도록 합니다. 가끔 내비게이션이 먼 길을 안내할 때도 있는데 그러면 내비게이션은 무시하고 제가 아는 지름길로 차를 몹니다."
종종 생각했던 것보다 요금이 더 나올 것 같아 도중에 내리려는 손님을 만나기도 한다. 그럴 땐 택시 미터기를 끈 채 추가 요금 없이 목적지까지 무사히 태워준다. 승객의 무거운 짐을 트렁크에 싣는 택시 기사를 보면 차에서 내려 돕는다. 기사끼리 도와주면 힘도 덜 들고, 주변 차량 통행도 원활해지니 서로 좋지 않으냐는 게 조 씨의 생각이다.
"일본에서 온 한 노신사를 대구 서부정류장에 내려줬는데 계속 두리번거리길래 버스표를 끊어주고 짐까지 버스에 실어줬어요. 저는 택시 영업을 10분쯤 못했지만 그 일본인은 대구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됐으니, 대구 전체에 이득이 아닐까요?"
조 씨는 동대구역, 대구국제공항에서 만나는 외국인 손님에게는 특히 더 잘하려 한다고 귀띔했다. 대구의 첫인상을 좋게 심어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서란다. 그렇게 좋아진 도시 이미지가 외국인 방문을 더 많이 이끌어내면 대구 택시업계가 같이 웃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저보다 훌륭한 택시 기사분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더욱 많은 분이 친절기사에 선정됐으면 합니다. 대구 이미지 향상을 위해 손님은 물론 동료 택시 기사들에게도 친절을 전파하는 전도사 역할을 하겠습니다."
한편 대구시는 이번에 법인택시 기사 48명과 개인택시 기사 52명을 달구벌 친절택시 기사로 뽑았다. 인증식은 10일 대구시교통연수원에서 열린다. 이날 조 씨는 택시기사 대표로 친절택시 결의문 낭독 및 인증서를 받을 예정이다. 선정된 모든 친절택시 기사의 택시 차량에는 인증스티커가 부착된다.
대구시는 앞서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간 친절택시 선정 작업을 진행했다. 시민 추천, 택시 기사의 상호 추천, 대학생모니터단 평가 등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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