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5년. 지난 5년을 무던히 버텨올 수 있던 하나의 신념이란, 바로 '리더는 특별하지 않다는 것'이다. 여염집의 아낙네도, 환경미화원도, 일반 회사원도 비전만 있다면 미래의 리더일 수 있다. 멀리 볼 필요 없이 필자 역시 현재의 리더다.
청년 실업률이 매달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직전 정부는 민간의 영역을 확대했다. 그것이 이후 관계 부처 등에서 수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청년 창업 지원' 정책으로 표출됐다. 그 시발점은 혁신적 사고를 가진 청년들이 창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명분이었다. 하지만 한번만 뒤집어 생각하면 사실상 구직난의 책임을 '사회적' 주체인 정부에서 '개인'인 청년에게 전환한다는 말이다.
조삼모사(朝三暮四)란 성어가 과할지 모르지만 정부는 창업자를 대상으로 한 체계적 커리큘럼은 배제하고 단지 대출 위주의 초기 자금 지원 등으로 청년들이 하루라도 빨리 출발선을 벗어날 수 있도록 밀어주는 역할에 급급했다. 이로 인한 사회적 과부하는 심각해지고, 지원 의존형 타성은 쉬 뿌리치기 힘든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그 결과 현재 청년 창업자의 5년 생존율은 20% 내외로 일반 기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2013년 정부의 '대학 창업교육 5개년 계획'을 수립'추진 후, 대학의 창업 동아리 수는 2012년 1천933개에서 2015년 4천380개로 126% 증가했다. 창업 휴학생 수도 2013년 45명에서 2015년 443명으로 10배 가까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문제는 창업 강좌 중 이론형 강좌가 75%를 차지하고 실습형 강좌는 25%에 불과하다는 것. 실제 2015년 학생 창업기업 861개 중 매출액 발생 기업은 270여 곳에 그친다.
창업 교육은 또 어떤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창업 교육으로 인해 파생될 시장 경쟁력은 미미하다는 것이 창업자들의 중론이다. 현재의 창업교육은 사업계획서 작성, PPT 작성, 정책자금 잘 받는 법, 비즈니스 모델 교육 등 국한된 커리큘럼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필자는 청년 창업가다. 창업 후 숱한 난관에 봉착했고, 수없는 선택의 기로에서 수많은 타개책 모색에 몰두했다. 그 결과 미력이나마 뒤돌아 볼 여유 정도는 생겼다.
'실패를 경험해 본 선배', '난관을 뛰어넘은 멘토'와의 작지만 내밀한 대화의 장이 절실한 때다. 여기에는 일방적 강연 형식이 아닌, 자유스러운 분위기의 양방향 소통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여러 매체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창업 컨설팅을 배제, 선배들은 후배 창업자들의 고민을 경청하고, 청년들은 선배들의 실패와 그에 따른 궤적들, 이를 극복하고 현재에 이르러 리더라 불릴만한 명분과 그에 따른 노하우 등을 본인만의 방식으로 흡수해야 한다. 한마디로 '반면교사', 더 나아가 '청출어람'의 자리다. 따끈한 소주 한잔을 곁들인.
자금 확보, 각종 사업계획서 등 일련의 사항은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겐 누구나 거쳐야 할 교과서다. 하지만 사회는 교과서에 명시된 것처럼 정형화되지도, 호락호락하지도 않다. 필자가 작은 규모의 벤처인임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을 위한 '창업교육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이유다. 필자의 개인적 능력과 자질은 한없이 부족할지언정, 필자의 마음에 감화된 많은 인사들의 재능 기부를 약속받았다. 당연히 무료로 운영될 예정이다.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을 가진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모두 청년이다. 창업은 인생의 리스크가 아닌, 즐길 수 있는 과정임을, 실패는 도태가 아닌, 또 다른 노력의 증거라는 것을, 평범한 당신도 비전을 지닌 떳떳한 리더가 될 수 있음을 후배 창업자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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