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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석굴암 찾은 수녀들 "부처님오신날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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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인근 안나의 집 수녀 20명, 주지 스님 초청하여 5년째 왕래

팔공산 제2석굴암 주지 법등 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인근 수녀원의 수녀와 어르신을 초청해 공양을 함께하면서 종교 간 화합의 시간을 가졌다.
팔공산 제2석굴암 주지 법등 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인근 수녀원의 수녀와 어르신을 초청해 공양을 함께하면서 종교 간 화합의 시간을 가졌다.

"부처님오신날, 축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환영합니다."

부처님오신날이었던 3일 낮 12시, 팔공산 제2석굴암.(경북 군위군 부계면 남산리) 노스님이 만면에 미소를 띠며 형형색색 연등이 나부끼는 사이로 20여 명의 수녀가 나타나자 반갑게 악수를 청했다. 노스님이 손을 내밀자 수녀들 역시 스스럼없이 스님 손을 맞잡았다.

노스님은 제2석굴암 주지 법등 스님, 수녀들은 사찰 인근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안나의 집에 있는 에딧다 원장과 수녀들이다. 이날 방문에는 양로원에 있는 어르신 20여 명도 함께했다.

인사를 나눈 스님과 수녀들은 절 마당에 임시로 준비된 식탁에 앉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나온 특별식으로 식사했다. 특별식이라 해봤자 나물비빔밥에 나박김치, 떡, 반찬 몇 가지가 전부지만 수녀들과 어르신들은 맛있게 먹었다. 특히 젊은 수녀들은 고추장을 넣어 비빈 나물비빔밥을 한 그릇 후딱 해치웠다. 세실리아 수녀는 "절밥을 처음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게 먹었다"면서 "특히 가죽부침개가 너무 맛있어 더 달라고 해서 먹었다"고 했다. 그런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노스님 얼굴엔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노스님과 수녀들 간의 만남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딧다 수녀는 "부처님오신날 저녁, 수녀님 몇 분과 절 구경을 왔는데, 절을 둘러보다 스님을 만났다"면서 "스님이 국보인 삼존석굴과 모전탑 등 경내를 구경시켜주고, 법당에서 이야기를 나눈 것이 처음 만남이었다"고 했다. 그 이후로 연락이 뜸하다가 스님이 수녀원을 찾았다. "초복이었는데, 스님이 닭 몇 마리와 찹쌀, 수박 등을 사들고 수녀원으로 오셨어요. 얼마나 고마웠던지…." 에딧다 수녀는 그 이후로 가끔 스님과 만나 건강과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하면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법등 스님은 "이웃사촌이 좋다고 하잖아요. 해서 그냥 편안하게 공양도 하고 차도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면서 "수녀님을 보면 어릴 적 나 자신을 보는 것 같아 왠지 눈물이 나요. 종교는 다르지만 같은 길을 가고 있다는 의미도 있고 해서…"라고 했다.

이때 옆에 있던 한 수녀는 "법당에서 이야기를 하면 스님은 거의 불교 이야기만 해요. 강의 수준이어서 우린 거의 듣기만 한다"며 깔깔 웃었다. 에딧다 수녀는 "스님은 검소하게 사시면서 힘들게 사는 시설에 쌀을 지원해주는가 하면 장학회를 만들어 매년 중'고교,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좋은 일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후계자 없이 혼자 사는 노스님이 안쓰러워 스님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한다"고 하자 옆에 있던 법등 스님의 얼굴엔 흐뭇한 미소가 피어났다.

이날 법등 스님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다음 만날 때는 수녀님들은 불교 경전을 암송하고, 나는 성경을 암송하고, 어때요?" 그러나 수녀들은 별 반응이 없다. "그만 일어나야겠네요."

법등 스님은 "내년에도 꼭 오세요. 가끔 들르셔도 좋고요.", 수녀들은 "초청해줘 고맙습니다. 스님, 건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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