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보수진영이 대선에서 패하면서 정계 개편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다.
9년 만에 야당으로 전락한 보수진영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막판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2위(?)로 결승점을 통과,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 세력 재편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현재 복당 절차를 두고 논란이 있는 바른정당 탈당파 국회의원들의 한국당 복당(당원 명부는 등재)이 원만히 해결되면 보수의 무게는 한국당으로 더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홍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대선판이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변했음에도 불리한 여건을 딛고 보수가 재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 속에 일단은 제1야당의 대표주자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는 선거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는 득표율 15%를 넘겼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제치며 2위를 기록해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당을 대선 참패 위기에서 구한 홍 후보는 대선 직후 한국당을 '홍준표당'으로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강한 야당을 이끌 만한 당내 인물이 없는 데다 대선 과정에서 당내 국회의원들을 우군으로 만들어 당대표 출마의 길을 터놓은 상태다. 1997년 대선에서 패배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처럼 당권을 차지한다는 시나리오다.
'스트롱맨'을 자처한 홍 후보가 한국당의 당권을 접수하면 정부와 여당을 상대로 한 강경투쟁을 통해 야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선 기간에 색깔론과 막말 등으로 보수 표심을 자극했던 홍 후보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다시 보수층 결집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기에는 득표율이 다소 애매하다. 비록 2위로 체면치레는 했으나, 더 많은 보수층의 지지를 더 그러모으지 못해 당내 친박계의 입지를 열어줬다는 평가도 있다.
국정 농단 사태에 침묵했던 친박(친박근혜)계는 대선 전 바른정당 탈당파의 복당을 두고 홍 후보와 신경전을 벌이면서 아직은 '죽지 않았음'을 과시했다. 당장 7월에 있을 전당대회는 당권 접수에 나서려는 홍 후보와 이에 반기를 든 친박계의 격전장이 될 수 있다. 만약 홍 후보가 당권을 장악하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시도하면서 세력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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