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학금 타 공부한 아들 생각, 9년간 매년 100만원씩 기부"

의성군 춘산면 석정옥 할머니 선행 화제…세상 떠난 남편 생활비 몫 의성군 인재육성재단에 전달

의성군 춘산면 신흥1리에 사는 석정옥(80) 할머니가 2008년(2009년 제외)부터 매년 100만원씩 9년간 900만원의 지역 인재 양성 장학금을 의성군에 기탁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석 할머니는 2008년부터 매년 10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해왔고, 2009년에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장학금을 기탁하지 못했다. 석 할머니는 올해도 지난 1일 열린 춘산면 경로잔치 및 체육대회에서 김주수 의성군 인재육성재단 이사장(의성군수)에게 장학금 100만원을 기탁했다.

석 할머니의 장학금 기탁에는 그나름대로 사연이 있다. 남편 한용국(평북 의주'2008년 작고) 씨와 함께 이북(강원도 철원군) 출신인 석 할머니는 군무원 생활을 한 남편과 함께 세 아들을 키웠다.

첫째와 둘째는 무난하게 대학을 마쳤으나, 셋째 아들은 학자금 문제로 적잖게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군무원은 박봉이어서 셋째까지 대학을 보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다행히 셋째는 서울대 공대와 한양대 공대에 각각 합격했다. 서울대는 장학금이 없었고, 한양대는 4년 전액 장학금을 받고 다닐 수 있었다. 할머니는 4년 장학금이 보장되는 한양대로 진학할 것을 설득했지만 아들은 서울대를 택했다.

가정 형편을 누구보다 잘 아는 셋째 아들은 열심히 공부해 4년 동안 장학금은 물론 미국 유학까지 학교의 지원을 받았고,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2005년 석 할머니는 남편과 함께 의성군 춘산면 신흥1리에 정착했고, 2008년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부터 매월 남편의 생활비 몫으로 20만원씩을 모아뒀다가 매년 100만원을 지역 인재 육성 장학금으로 의성군에 기탁해오고 있다.

석 할머니는 "셋째 아들이 장학금을 받아 대학을 졸업하고 석'박사까지 취득했다"며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해 남편이 돌아가신 해부터 생활비를 모아 매년 장학금을 기탁하고 있다"고 했다.

김주수 의성군 인재육성재단 이사장은 "석 할머니와 더불어 매년 꾸준히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장학금을 기탁해 주신 분들의 도움으로 다양한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장학금을 기탁하신 분들의 뜻에 맞게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소중하게 사용하겠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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