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 CHECK] 니들이 엿 맛을 알어?

니들이 엿 맛을 알어?

박현택 지음/ 컬처그라퍼 펴냄

음식과 관련된 수많은 이야기와 SNS를 통한 포스팅, 방송 프로그램이 폭주하는 시절이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먹방'을 보면 알록달록한 색채와 모양, 각종 크림과 소스로 버무려진 도저히 정체를 파악하기 힘든 음식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그뿐인가. 디자인이 대세가 된 시절, 음식에도 디자인 바람이 거세다. 푸드스타일리스트, 푸드디자이너 등이 잘나가는 직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저자 박현택은 이러한 시대 분위기를 마뜩잖게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다. 그는 말한다. "나는 잡지나 인쇄물에 뻑적지근하게 펼쳐진 음식 사진을 보면 머릿속이 하얘진다. TV에서 온갖 음식 프로그램을 만들고 먹고, 마시고, 양념 묻은 손가락을 쪽쪽 빨면서 감탄의 신음까지 내는 것을 보면 심사가 편치 않다"고.

그런 그에게 미식이란 음식을 만드는 방법도, 외양을 꾸미는 기술도 아닌, 오로지 맛이다. 그리고 맛이란 결국 '그리움'이라고 말한다. 음식이나 맛을 단서로 말 그대로 구라를 모은 이 책에서 그는 그 그리움의 잔상을 익살스럽게, 때로는 날카로운 풍자를 통해 보여준다. 220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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