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빛 청춘남녀, 대구 명소서 핑크빛 데이트

제4회 영호남 달빛오작교

대구'광주의 미혼 청춘 남녀가 대구 곳곳을 돌며 소중한 추억을 함께 쌓았다. 12, 13일 달성군 마비정 벽화마을, 달서구 이월드 83타워 등 대구 일대에서 열린 '제4회 영호남 청년어울림한마당 달빛오작교' 행사에서다. 매일신문과 무등일보가 함께 마련한 이 행사에는 광주 남성 40명, 대구 여성 40명이 함께했다.

대구수목원에서 첫 일정을 시작한 참가자들은 서로 잘 모르는 데다 비까지 내린 궂은 날씨 탓에 다소 긴장된 표정이었다. 달서구 선사유적공원에서 원시인 복장을 하고 문화해설사 설명을 들을 때에는 단체관광객 같은 어색함까지 묻어났다.

하지만 달성군 남평 문씨 세거지에 있는 광거당 마루에서 드라마 '달의 연인' 속 한 장면을 함께 재연하고, 마비정 벽화마을에서 손수 떡메로 쳐 만든 떡을 나눠 먹으며 긴장을 풀었다. 저녁에는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마술'연극 공연, 레크리에이션이 이어졌고, 늦은 밤까지 '치맥'을 즐기며 속마음을 나눴다.

83타워를 방문한 둘째 날은 부쩍 편해진 모습이었다. 세계적 명화를 독특하게 표현해 놓은 그림전시관에서 남녀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함께 다니며 사진을 찍었고, 이를 공유한다는 이유로 자연스레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타워 전망대에서는 대구 여성들이 광주 남성에게 지역 명소를 일일이 손가락으로 가리켜 알려주며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래서인지 참가 남성들은 83타워가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에는 사직공원에 전망대가 있지만 3층 규모라 비교가 안 된다는 이유다. 한 참가 남성은 "연인이 데이트할 수 있게 꾸며진 공간 분위기가 행사 주제와 잘 맞았다"며 "야경이 정말 멋질 듯한데 보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 행사가 4회째로 이어지면서 대구를 여러 번 방문하는 남성도 있었다. 대구에 세 번째 왔다는 차모(35) 씨는 "대구와 광주가 멀리 떨어져 왕래가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인연을 만나고 싶은 생각에 또 왔다. 코스가 항상 달라 앞으로 몇 번 더 오면 대구의 모든 것을 알게 될까 봐 걱정"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서로 알기에 1박 2일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남성 두 명은 용기를 내 이성에게 고백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 남성은 미리 준비한 손편지를 전달해 큰 박수를 받았다. 다른 참가자는 "공개적으로 마음을 전하지 않았더라도 호감 있는 이성끼리는 이미 다음을 약속한 분위기"라며 "대구와 광주 남녀가 서로 인맥을 넓힌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두 도시의 화합을 위해 열리는 이 행사는 오는 10월 대구 남성이 광주를 방문하는 일정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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