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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철도 없는 '오지' 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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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 이유로 정책 소외, 최대 원전 밀집지역인데도 타 지역 잇는 주요 도로망 국도 2개

"원자력발전소를 지을 때는 중요한 에너지도시라고 그렇게 띄우더니 왜 도로 하나 제대로 놔주질 않는가요."

국내 최악의 교통 오지로 꼽히는 울진이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교통 정책에서 소외되고 있다. 최대 원전 밀집 지역이면서 '교통 홀대'가 개선될 전망이 없자 울진 군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인구 5만3천여 명(울진군 통계)의 울진은 경북 최대 군 지역으로 원자력발전 10기(건설 예정 포함)를 품은 주요 전력 생산지이다. 그러나 울진은 경북지역에서 가장 낙후된 교통 오지로 손꼽힌다. 지난해 인터넷 한 도로커뮤니티가 선정한 '우리나라 최악의 교통 불편 지역'에서 영양군에 이어 2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해당 커뮤니티는 울진을 두고 '거의 북한 수준의 교통망'이라고까지 평하기도 했다.

현재 울진과 다른 지역을 잇는 주요 도로망은 영덕'삼척 방면의 7번 국도와 봉화 방면의 36번 국도가 유일하다. 이 중 국도 36번은 불영계곡을 통과하는 고갯길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지난 2010년부터 직선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도 36번은 원전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울진의 유일한 대피로이다. 하지만 왕복 2차로에 속도 제한 시속 60㎞로 설계돼 고속화 도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울진의 교통망 확충이 지지부진한 것은 정부의 B/C(Benefit/Cost ratio'비용 편익) 분석의 영향이 가장 크다. 정부는 과거 서'남해안의 무분별한 도로 확장으로 국고가 부족해지자 1999년부터 신규 도로 확장 사업에 B/C 분석을 시행하고 있다. 같은 해 설계가 시행된 국도 36번은 B/C 분석에 밀려 애초 왕복 4차로에서 2차로로 축소되는 등 오히려 지역 간 역차별을 초래했다.

이로 인해 울진 군민들은 직선거리 200여㎞의 서울로 가려면 봉화'영주 방면으로 저속 주행하거나 일부러 강릉이나 영덕'포항 방면으로 먼 길을 돌아가는 불편을 감내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울진과 마주한 영덕 및 삼척에서 잇따라 고속도로가 개통되자 울진 군민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임광원 울진군수는 "지금까지 정부는 L자형으로 된 국토개발 정책이나 서울 등 수도권을 잇는 남북 간 교통축에 집중하면서 유독 울진에 대해서는 경제성 논리의 잣대를 깊이 들이대고 있다"면서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각 후보가 동'서해안 고속화도로, 동서횡단철도 등을 공약으로 채택해 조금의 희망이 생겼다. 국토 균형 발전은 물론이고 원전이라는 위험을 감내하고 있는 울진 군민들의 생존권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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