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야구 명가라는 말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삼성 라이온즈가 2017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시즌이 1/4을 지난 시점이지만 아직 10승 고지도 밟아보지 못했다. 역대 최초로 한 시즌 100패 기록을 달성할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우스갯소리를 넘어섰다. 지난해 시즌 9위로 처지며 이미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는데 올 시즌은 참담하다 못해 안쓰러울 정도다. 삼성의 부진 원인과 해법을 짚어봤다.
◇ 투타 핵심 수년째 FA로 이탈, 팀 운영 장기 목표 설정 못해
'최강 삼성'이라는 응원 구호가 민망하다. 삼성 라이온즈는 2017시즌 초반 독보적인 꼴찌다. 삼성이 약해졌다고는 하나 이 정도로 빠르게 추락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이를 두고 전력 약화를 피하기 위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 구단 운영의 장기적인 목표도 제대로 설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삼성은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두산 베어스 출신 내야수 이원석(4년 27억원)과 LG 트윈스 출신 우규민(4년 65억원)의 손을 잡았다. 삼성이 외부 FA를 잡은 것은 12년 만의 일. 2005시즌을 앞두고 심정수와 박진만을 잡은 뒤엔 밖으로 눈길을 돌리지 않았다. 이승엽, 박한이 등 내부 FA를 잡는 데 신경을 썼을 뿐이다.
하지만 투타의 핵 차우찬과 최형우의 공백은 메워지지 않았다. 차우찬은 4년 95억원, 최형우는 4년 100억원을 받기로 하고 각각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로 둥지를 옮겼다. 특히 최형우의 공백은 컸다. 시즌 초반 구자욱, 다린 러프, 이승엽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가 부진해 타선의 무게감이 크게 떨어졌다. 반면 제대로 된 4번 타자를 구한 KIA 타선은 리그 최강 수준으로 올라섰다.
수년째 삼성은 핵심 전력이 이탈했다. 좋은 활약을 펼친 외국인 선수는 차치하더라도 국내 선수들이 속속 빠져나갔다. 오승환(미국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권혁'배영수(이상 한화 이글스)가 팀을 떠났고 2015시즌 후엔 박석민(NC 다이노스)을 붙잡지 못했다. NC가 박석민에게 제시한 계약 규모는 4년 96억원이었다. 여기다 임창용(KIA)과 안지만이 도박 파문에 휘말리며 팀을 떠났다.
주축 선발투수와 주전 마무리, 불펜 필승조, 클린업 트리오가 빠져나갔는데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더 이상한 일이다. 더구나 그들 대부분은 경쟁팀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이 합리적인 투자와 자생력 강화를 부르짖는 사이 팀 전력 곳곳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야구계 인사 A씨는 "투자 효율을 높이고 재정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말은 좋다. 하지만 삼성은 그 시기를 잘못 선택했다. 팀 전력을 보강, 중위권 이상의 전력을 유지한 채 그 같은 이야기를 했어야 했다"며 "프로 무대에서 팀 성적이 바닥을 헤매고 팬들은 뚝뚝 떨어져 나가는데 수익이 좀 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꼬집었다.
이는 곧 삼성이 구단을 운영하는 데 장기적인 비전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는 의미로 귀결된다. 미래를 내다보며 세대교체를 염두에 둔 채 신예를 육성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많다. 팀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투자는커녕 수익을 올리는 데 급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야구 해설위원 B씨는 "늘 정상을 달리다 보니 신인 드래프트에서 후순위로 밀려 좋은 인재를 선점하지 못했다고 할 수는 있다. 그래도 숨은 인재를 찾으려는 스카우터들의 노력이 얼마나 뒤따랐는지 의문이다"며 "팀이 늘 정상을 달릴 수는 없다. 하지만 연착륙할 방법은 찾았어야 했다. 앞을 내다보는 시야가 아쉽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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