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자, 은퇴" 라던 정우택 이젠 "親朴 빠져라"

당 새 지도부 구성 관련해 발언…당권 저울질 홍준표에 힘 싣기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19일 오후 국회 당 대표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 간 회동 내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차기 지도부 친박 배제'를 주장, 당권 도전을 저울질 중인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힘 싣기에 나섰다.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됐고,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선 낙선자들은 대개 은퇴했다"며 홍 전 지사에게 직격탄을 날렸던 정 권한대행이 이번엔 친박계를 향해 제동을 걸고 나서 홍-친박계 간의 당권 경쟁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정 권한대행은 21일 "친박이 배제된 지도부가 바통을 이어받아 달라"며 전당대회에서 친박은 당권 경쟁에 나서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사퇴론을 부인하며 "문재인 정권을 견제해야 할 야당 원내지도부의 역할이 절대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자신은 당권 도전에 나서지 않는 대신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대여(對與) 투쟁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알리려 한 것으로 읽힌다.

정 권한대행이 차기 당권 주자로 유력시돼왔던 만큼 사실상 그의 전대 불출마 선언은 '홍준표 추대론' 힘 싣기로 보인다.

친박의 도움 없이는 당권 장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정 권한대행은 자신은 원내대표직을 유지하면서, 홍 전 지사에 힘을 실어 홍 전 지사와 제1야당 '투 톱'으로 나서겠다는 계산을 한 셈이다.

여기에 친박계는 발끈했다. 친박계 홍문종 국회의원은 정 권한대행을 겨냥해 "차기 지도부에서 친박이 배제돼야 한다면, 가장 먼저 배제돼야 할 사람이 정 권한대행"이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정 권한대행 스스로 '당내 계파가 존재해선 안 되고, 하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면서도 특정 계파는 안 된다는 식의 논리는 자가당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