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한 번이라도 미쳐보자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영화가 있다. 말 그대로 월터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이야기이다. 몇 년 동안 회사-집-회사-집만을 오가는 반복된 일상을 보낸 월터. 월터의 일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희귀한 사진만 찍는 유명작가의 사진을 잡지에 싣는 일이다. 그리고 그 사진들을 보며 유일한 일탈을 한다. 바로 상상. 상상 속의 월터는 높은 파도에서 서핑하고 슈퍼 히어로가 되기도 하고 히말라야를 등반한다. 그런데 월터에게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 작가의 사진이 사라진 것이다. 월터는 사진을 찾으려고 작가를 찾아 나선다.

그로 인해 월터는 상상만 했던 일들을 실제로 겪게 된다. 현실이 되어버렸다. 집과 회사가 있는 공간을 벗어나면서부터 상상을 벗어난 상상보다 기막히고 멋진 일들이 펼쳐진다. 그냥 가던 길을 바꾸었을 뿐인데 말이다. 그냥 한 가지 목표가 있었을 뿐인데 말이다. 작가를 찾겠다는 목표.

나는 살면서 어떤 목표를 위해 바다에 뛰어들고 화산폭발의 위험을 감수할 만큼 미쳐 보았던가? 나에게 작심삼일이 아닌 전심전력을 다 해본 것이 있는가?

월터가 일상에 만족했다면, 사진을 포기하고 쉬운 길을 택했다면 월터는 어제와 같은 오늘을, 오늘 같은 내일을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선택했다. 내일이 다른 오늘을 위해.

매년 새해를 맞으면 우리는 새로운 내일을 위해 계획을 짠다. 멋진 목표를 만든다. 하지만 작심삼일로 끝나버리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왜?"라고 물으면 대부분 "바빠서"라고 말한다. 먹고살기 바빠서, 새로운 목표를 이룰 시간이 없다고 한다.

드라마를 보고 유흥을 즐기고 친구를 만날 시간은 있지만, 목표를 위한 꾸준한 투자를 할 시간은 없다.

1년만 미친 척하고 한 가지를 해보자. 아마 새로운 미래가 있을 것이다. 월터는 작가를 찾으려고 미친 듯이 세상을 돌아다녔다. 그렇듯 우리도 더 나은 나를 찾기 위해 미친 듯이 최소한 한 가지라도 해볼 가치가 있지 않은가.

1년 미친 듯이 보낸다고 해서 지금의 친구가 나를 떠나거나 지금 봐야 할 드라마를 못 봐서 삶의 질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1년, 무언가에 미쳐 산다고 해서 커피 마실 여유가 없는 것도 내 생업에 지장이 가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평범했던 커피의 맛은 더 진할 것이고 지루했던 일은 생기가 넘칠지도 모른다. 오늘의 내가 바뀔지도 모른다.

보잘 것 없다고 믿었던 자신이 여행 끝에 넘치는 자신감으로 사랑까지 쟁취한 월터처럼 말이다.

1년에 한 가지씩만 미쳐서 해본다면 내 나이 40이 되기 전에 적어도 다섯 가지 이상의 결실이 맺어질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내 인생은 적어도 지금보다는 재미있어질 것이다.

언제 한번 미쳐 보겠는가. 살아있을 때, 한 가지에 미쳐 보자. 오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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