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이 치러진 지 2주 만에 '오랜 친구이자 동지'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을 찾았다.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뜻을 이을 것을 다짐했다. 이날 추도식 행사장에는 1만5천여 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공식 추도식이 시작된 오후 2시 부인 김정숙 여사, 노 전 대통령 유족인 권양숙 여사와 그의 아들 건호 씨와 행사장에 도착했다.
검은 정장에 검은색 타이를 맨 문 대통령 뒤로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 문희상 국회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인사들이 함께했다.
김 여사와 권 여사 사이에 마련된 자리에 앉은 문 대통령은 내빈 소개 순서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관객 쪽을 바라보며 일어나 손을 들어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시종 차분한 표정으로 추도식을 지켜봤다.
중간중간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임채정 전 국회의장의 추모사를 듣던 문 대통령은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대통령이 됐다"는 대목에서 손뼉을 치기도 했다.
시인인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를 다 읽자, 김 여사는 검은 뿔테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았다. 문 대통령도 추모곡이 울려 퍼지고, 희망을 상징하는 1천4마리의 나비를 날려 보내는 순서에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노무현 대통령님도 오늘만큼은 여기 어디에선가 우리들 가운데서 모든 분들께 고마워하며 '야, 기분 좋다' 하실 것 같다"는 말로 노 전 대통령을 떠올렸다. '야 기분 좋다'는 노 전 대통령이 퇴임식을 마치고 봉하마을에 오던 날 연설 말미에 "정말 마음 놓고 한마디 하고자 한다"면서 외친 말이다.
7분간 인사말이 이어지는 동안 객석에서는 모두 15차례 박수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추도식 동안 감정에 북받친 권 여사를 위로하는가 하면 인사말을 마치고 자리로 온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의 손을 잡고 격려의 말을 건넸다.
행사 참석자들과 손을 맞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 문 대통령은 추도식이 끝난 뒤 노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분향하고 참배했다.
문 대통령은 맨 앞줄에서 김 여사, 권 여사, 건호 씨와 헌화'분향을 마친 뒤 한동안 서서 참배객들과 악수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건호 씨는 유족대표 인사말을 통해 "아버님께서 살아계셨다면 오늘 같은 날은 막걸리 한잔 하자고 하셨을 것 같다. 아버님을 사무치게 뵙고 싶은 날이다. 모든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제대로 했으면 출마도 못해" "권력에 무릎"…'李재판 중단'에 국힘 법원 앞 집결
노동계, 내년 최저임금 '1만1500원' 요구…14.7% 인상
박홍근 "정당법 개정안 통과시켜 국민의힘 해산시켜야"
대북 확성기 중단했더니…북한도 대남 소음 방송 껐다
대통령실 "청와대 복귀에 예비비 259억원 책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