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시 공간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설치

이원경 작가 '두 개의 문'전

이원경 작가의 작품.
이원경 작가의 작품. '두 개의 문'이 전시되고 있는 전시장 모습.

이원경 작가의 초대전이 아트스페이스 펄(대구시 중구 명덕로)에서 열리고 있다. '두 개의 문'이란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이 작가는 전시공간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설치한다. '양복을 입은 익명의 중년 남성'은 공간을 걷는 인체, 껍질만 남은 인체가 천장에서 내려와 바닥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을 하고 있다. 마치 중력이 사라진 공간, 인체의 껍질만이 무중력의 허공을 걷는다. 그리고 실재와 허상의 경계 속에서 현실과 비현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관계를 공간 속의 인체, 텅 빈 인체의 껍질로 설정한다. 그 속에 담기는 것은 빛과 공기의 흐름을 감각하는 신체, 그리고 생생하게 살아 있는 몸으로 그것을 보는 시선이다. 공간을 걷는 인체의 껍질에 하나 혹은 다수의 시선이 채워지면, 껍질 형상의 인체는 눈빛의 볼륨으로 가득 찬 조각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거울에 투영된 신체는 무한히 열린 조각으로 안과 밖의 경계를 열어놓는다.

이 작가는 "내가 만든 인체의 이미지와 그것을 보는 사람 모두가 바닥 혹은 벽, 그리고 천장까지 서로서로 같은 공간 속에서 투영되는 풍경을 만들고자 한다. 나는 작업을 통해 하나의 공간에서 같지만 다르고, 다르지만 같은 조각 혹은 세계를 펼쳐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트스페이스 펄 김옥렬 대표는 "이 작가는 두 개의 문을 통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그 사이에 존재하는 거리만큼 하나의 눈이 가진 결핍을 보충하고 불완전성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작가는 홍익대 미대 조소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2016 강정대구현대미술제에 참여했으며, 대구에서 갖는 초대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6월 16일(금)까지. 053)651-6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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